불한당 명랑쾌활

복종 4

악의 평범성 - 조직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명령에 복종한다'는 군인의 여러 덕목 중 하나다. 대부분의 군 훈련은 병사를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들 목적으로 한다. 상관의 명령에 묻지도 따지지 않고 따르도록 반복을 거듭해서 신체와 정신에 새기는 것이다. 그래야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돌격 앞으로가 가능해진다. 그렇게 해서 일부는 죽더라도 부대의 목표를 달성한다. 심지어 부대 전체를 희생하여 다른 부대들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기도 한다. 명령을 하는 부대장도, 따르는 부대원도 누군가는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지시하고 따르는 것이다. 서로를 독립적 개체로 여긴다면 해서는 안되는 명령이고, 따르길 거부해야 할 명령이다. 집단이 목표를 달성해봐야 개인 입장에서는 죽으면 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령에 복종한다는 것은 부대원 개개인이 자신을 부..

단상 2021.01.11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일시 하는 보수들의 모순

보수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그들이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자본주의의 요소다. 보수는 규율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라고 한다.하지만, 경제에 대한 규제는 억압이라고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한다.하지만, 소수의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다수의 국민들에게 분배하자는 건 반대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에 대한 권리를 옹호한다.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하게 무상 급식을 하자는 건 왜 부자에게도 나눠주냐며 반대한다. 소위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일시 하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일관성이 약하다.그들에게서 본 일관성은 하나다.권위에 대한 복종. 아니, 자기들이 인정하는 권위에 대한 복종.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면서 권위주..

시사 2020.09.25

언어가 서툴러서 의사소통을 더 잘 하게 되다.

모국어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별 생각 없이' 튀어 나오는 언어다.또한 머릿속에서 생각할 때 사용하는 언어다.언어로 의사 표현을 하는데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또한, 교과로 배우기는 하지만, 사전으로 단어 하나 하나의 정확한 뜻을 찾아 익히지는 않는다.살면서 접하는 모든 곳에서 맥락으로, 또는 타인의 전달로 새로운 단어가 저절로 익혀진다.그렇다 보니 의사소통의 측면에서 보자면 심각한 결점이 있다.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도 정확한 어휘가 아닌, '자기식대로의 표현'으로 전달하고, 전달 받는 사람도 '자기식대로의 이해'로 받아 들인다.하지만, 모국어는 '별 생각 없이'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전달자나 피전달자나 서로 간 이해의 간극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그리고 오해가 발생한다.(네가..

단상 2018.08.16

통역하면서 느낀 말, 대화, 의사소통의 의미

" 1,2,3번 제품은 감는 작업을 20번 하지만, 4번 제품은 24번 하잖아. 20번 감는 것과 24번 감는 것은 육안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으니까, 색상 표시를 해야 돼. 안그러면 잘못하면 섞여서 잘못 쓸 수 있거든. 그러니까 20번 감은 것과 24번 감은 것을 색상을 다르게 해야해. 지금 20번 감은 거 쓰는게 1,2,3번 제품에 쓰니까 그걸 검은색으로 표시하고, 4번이 24번 감은 거 쓰니까 녹색으로 표시하라고 해. 그렇게 해야 서로 구분이 가고, 안섞여." ... 통역 했다. " 20번 감는 1,2,3번 제품엔 흑색, 24번 감는 4번 제품엔 녹색으로 표시해라. 이유가 뭔지 알지?" " 예." " 뭔데?" " 제품 구분하려구요." " 오케이. 그렇게 해." 끗~ 보통은 한국말을 인니어로 통역한 ..

단상 201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