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병원 3

[눈병 걸려서 병원 갔는데] 2. 거봐, 다래끼 아니잖아

차도가 없다. 고름이 좀 줄긴 했지만 그거야 소염제 아무거나 먹어도 그 정도 효과는 있을 거다. 눈알 빨간 것과 눈꺼풀 안쪽 이물감은 나아지질 않았다. 결막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래끼가 아닌 건 확실하다. 눈알 빨갛게 되는 증상이 다래끼라니, 의사 진단이 틀렸다. 내가 대단한 게 아니다. 인니 의료 수준이 낮은 거다. 그 다음주 같은 요일에 병원에 다시 갔다. 저번주와 같은 8시 20분 도착, 의사 역시 저번주와 마찬가지로 아직 오지 않았다. 이번엔 내가 대기 1번이다. 저번주처럼 9시 20분에 온다면 1시간 정도 기다리겠다. 내 뒤로 온 환자가 간호사에게 의사 언제 오냐고 묻는다. 지금 오고 있는 길이랜다. 집이 멀어서 그렇냐고 다시 물으니, 안멀댄다. 가까운데 왜 늦나. 인니 의사는 반드시 늦어야 하..

[눈병 걸려서 병원 갔는데] 1. 병원 진료 과정 자세하게

눈병 났다. 눈알이 새빨갛고 고름 줄줄. 일단 인터넷 검색해본다. 한국 같으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겠지만, 인니에서는 각자도생이다. 결막염인 거 같다. 젠장, 자가 면역 치료가 (=그냥 끙끙 앓고 낫는) 안되는 병이다. 정말 싫지만 병원에 갈 수 밖에 없겠다. 리뽀 찌까랑에서 가장 나은 병원은 실로암 Siloam 이다. 가장 나을 뿐이다. 생긴 건 종합병원 같지만 실속은 한국의 동네 1차 진료기관 수준이다. 홈페이지로 검색하니 오늘 오전 출근하는 안과 의사 이름은 마르셀라, 진료 시간은 8~10시다. (오후 출근하는 의사와 진료 시간이 따로 있다. 둘 다 매일 출근하는 거 아니고, 없을 때 땜빵하는 일반(?) 의사가 있다.) 8시 20분에 병원 도착했다. 진료 시간 곧이 곧대로 믿고 일찍 나오는 건 바..

다시 뎅기열 - 의료민영화의 폐해

또 뎅기열에 걸렸습니다. 이것 참 몇 년 내에 또 걸리기 힘든 병인데 걸려 버렸네요. ㅋㅋ 집에서 참다 참다 링겔 한 대 맞고 버텼던 저번과 달리, 이번엔 뎅기열이라는 자각이 들자 냉큼 병원에 갔습니다. 첫째, 면역과민반응으로 쇼크사 치사율이 무려 1%나 되었기 때문이구요, (1%라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텐데, 100명 중 1명은 죽는다는 뜻입니다. 무시무시한거죠.) 둘째, 확장신축한 공장에 때려 넣어 만든 기숙사 환경이 너무 엿같아서 멀쩡한 사람도 병날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병원이란 온갖 잡병들이 다 모이는 곳이라 한국에서도 어지간하면 얼씬도 안했는데, 살고 있는 숙소가 너무 엿같아서 망설임 없이 냉큼 갔습니다. 인니 병원에 만 8일간 입원하면서 느낀 결론은 한 마디로, "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