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70세 노인이 있다. 그는 일본 강점기에서 해방된 다음 해 태어났다.그의 나이 5살 때 발발한 625 전쟁은 8살이 되던 해 끝났다.나라는 잿더미가 됐고, 미국의 원조품으로 끼니를 연명하던 시절이었다.친일 문제는 반공 사상으로 덮였고, 빨갱이로 몰리면 곧 죽음이던 시절이었다.어쩌면 그게 그에게는 다행일 수도 있었다.그의 아버지는 일본 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소유한 정미소에서 일하던 솜씨 좋기로 유명한 기술자였고, 해방 이후 정미소 주인인 일본인이 그의 아버지가 아니면 정미소 기계 다룰 사람이 없다면서 정미소를 그의 아버지에게 넘기고 갔다.그 시절이 그랬다.일본 강점기를 지나 해방 때까지 살아 남은 조선인들은 소수의 독립운동가와 소수의 반민족 매국친일파를 제외한 대부분이 소극적 일본 부역자였다.반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