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무식 2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4. 그 때 그 사람

강찬승 부장은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전형적인 한국식 공장 관리자였다.베트남 근무 당시, 다른 직원들을 규합해 반항하던 깡패 출신의 직원을 공장 외부로 불러 맞짱 떠서 굴복 시켜 자신의 심복으로 삼았다는 일화를 자랑스레 얘기하곤 했다. 실제로 그랬는지 아니면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길 바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성격의 사람이 새로 부임한 공장에서 적당한 대상 하나 잡아 본보기로 박살을 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기강을 잡으려고 했을 건 뻔하다. 일반 직원 잡아 봐야 웃음거리만 된다. 짱을 먹으려면 그 지역 짱이나 최소한 그에 버금가는 애를 박살내야 한다... 뭐 그런 생각이었을 거다.그는 공장 내 배후 권력자들 중 생산 총괄을 타겟으로 잡았다. 생산 총괄은 오랜 한국 봉제 업체 경력을 인정 ..

사람 성격을 혈액형으로 재단하는 거 엄청 무식해 보여요...

"야, 저번에 왔었던 네 친구, 왜 그리 소심하냐? 맞춰주기 힘들더라.""그 친구가 A형이라서 그래. 네가 이해해라." "와, 확실히 O형이라 성격이 둥글둥글 하구만." "내가 B형이라 좀 그런 면이 있잖아." "완전 전형적인 AB형이구만." 그럼 세상에 성격이 네 종류 밖에 없다는 소린지, 피 종류가 인간의 감정과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긴지.혈액형으로 성격 규정하는 게 얼마나 무식한 건지 좀 알았으면 한다.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에 뭘 그리 진지하냐고 항변하는 사람에겐, 본인 판단의 합리성의 근거로 내세우는 게 웃자고 하는 짓이냐고 말해주고 싶다.그렇게 웃기고 싶으면 이빨에 김이나 끼우던가.

단상 201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