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무시 3

[특이했던 사람] 4.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삼양동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담임은 여선생이었다.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큰 소리를 내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차분하다기 보다는 목소리나 행동에 활기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선생은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나를 포기했다는 티를 냈다.복도에서 뛰다가 걸려도, 한심하고 짜증난다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교실로 들어가라고 했다.전체가 벌 받을 일이 있어도 나는 외면했다. (면제가 아니라 외면)쉬는 시간에 반 친구들 서너명과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 창밖으로 날리다가 걸렸을 적이 기억난다.교실 앞에 나란히 세워두고 반 애들 다 들으라는듯 '넌 내가 벌 줄 필요가 없으니 들어가 앉아'라고 했다. 그리고 말썽 피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손바닥을 맞았다.담임이 공개적으로 왕따를 한..

단상 2024.05.17

그래도 되니까 그러는 평범한 악인들

원래 나쁜 사람이어서 나쁜 짓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나쁜 짓은 평범한 사람이 저지른다. 그래도 되니까. 만만하니까. 약속 시간 자기 편한대로 정하고, 자기 편한대로 변경하고, 잘 안지키는 사람이 있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면 직장 사장이나 대통령이라도 잘 안지킬 거다. 그래도 될 만만한 사람에게만 그러는 거다. 벌금 낼 게 100% 확실한데도 직원 착취하는 사람 없다. 현지인 무시하고 깔보는 한국인 적지 않지만, 현지 경찰이나 공무원에게도 건방지게 구는 사람 못봤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 그래도 될 만만한 사람에게 그러는 거다. 인니 한국 회사들이 현지인 착취하고, 노동법 안지킨다고 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입사한지 1, 2년 사이에 돌변해서 현지인 직원들 수준이 낮다느니, 마인드가 글렀다느니 내려..

[인니 회사 관리 팁] 06. 입증할 수 없는 거짓말은 믿어주는 편이 낫다

삼촌이 돌아가셨다느니, 엄마가 아프시다느니...지각이나 결근의 이유가 다채롭다.거짓말이 뻔히 보이지만, 그렇다고 삼촌 사망진단서를 떼오라고 하기도 그렇고, 사실 별 의미도 없다.애초에 직계 가족 경조사 이외에는 법적으로 유급휴가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삼촌 사망으로 인한 결근에 증명을 받아봐야 딱히 쓸모도 없다.사유가 일단 도의적 문제이고, 게다가 급여 공제까지 감수하고 결근하겠다는데 뭐라 하기 어려운 문제다.이왕 어쩔 수 없다면, 쿨하게 받아 들이는 편이 낫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도 입증할 수 없다면, 쓸 데 없이 감정 소모하지 말고 그냥 믿어주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결근 사유가 거짓말이든 진실이든 어차피 회사 입장에서는 결근일 뿐이다.회사 입장에서는 정직하지만 실제로 이런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