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공급자 위주 4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5. 거부하지 않을 시 강제 가입

퍼스트 미디어라는 인터넷 회선 공급 업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평균 인터넷 속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주제에 요금은 월 50만 루피아(약 4만원)입니다만,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죠. 그나마 다른 업체들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라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사용합니다. 요금 고지서 발송하지 않는 관행은 인니에서는 당연한 일이니 딱히 단점이랄 것도 없습니다. 국가에서 청구하는 세금조차도 통보가 없어서 국민들이 알아서 챙기고 관할 관청 가서 납부해야 하는데, 사기업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가격 인상도 아무런 통보도, 동의 확인도 없습니다. 어느 날 납부하러 갔더니 5만 루피아가 올랐더군요. 저도 컴플레인 안합니다. 수차례 언급했듯, 인니는 원래 문화 자체가 고객 컴플레인..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2. 거스름돈

한국은 가게나 식당에서 값을 지불하는데 거스름돈이 없으면 미안해 합니다.장사하겠다는 사람이 잔돈도 준비하지 않은 건 장사 마인드가 덜 된 거라는 인식이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몇백 원 짜리 물건 사면서 고액권 내미는 것도 실례되는 일입니다.장사를 위해 준비한 잔돈을 쓸어감으로써 장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간주되니까요.잔돈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업종은 택시 정도일 겁니다. (택시 운전사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거 같아요. 우리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룰이라도 있는 건지... ㅋㅋ) 10여 년 산 걸로 그 나라의 모든 걸 알 수는 없으니 섣부른 단정은 삼가하는 편입니다만, 이 점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인니인들은 '장사하는 사람이 잔돈을 준비하지 않는 건 실례다'라는 개념이 아예 없습니다.잔돈이란 건 있을 수..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1. 휴대폰 통신망 이용

인니의 휴대폰 통신은 선불 충전이 기본입니다.휴대폰 가게에서 심을 구입하여 등록하고 휴대폰에 끼워 넣으면 개통이 되긴 하는데, 선불 요금제만 가능합니다.후불제로 전환하는 절차는 엄청 성가시게 해놨습니다.우선, 지역마다 있는 해당 통신사의 직영 서비스 센터에 직접 가서 해야 합니다.센터가 많지 않아서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1시간 걸리는 지역도 흔합니다. (도시에 산다면 상대적으로 가깝습니다.)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기본 요금도 제법 비쌉니다.후불제였다가 선불제로 바꾼 전기 요금처럼, 휴대폰 통신 공급사 역시 연체나 미납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가급적 선불 요금제로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선불 충전은 ATM, 편의점, 휴대폰 가게, 몇몇 일반 가게에서 할 수 있습니다.휴대폰과 전혀 상관 없..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8. 은행

인니의 상거래 마인드는 공급자 위주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어느 단편적인 면만 보고 느끼 게 아닙니다.상점 판매나 배달, 마케팅 등의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다릅니다.은행 역시 그렇습니다. 인니 은행은 계좌 개설시 최소 예치 금액이 약 1만원 정도로 소득 수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그리고, 계좌를 유지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저 잔고 제한도 있습니다. (보통 최소 예치 금액이 기준입니다.)최저 잔고 이하로 인출을 하고 싶다면 계좌를 해지해야 합니다.여기서 웃기는 점은, 계좌를 해지하려면 반드시 계좌를 개설했던 은행 지점에 직접 가야 한다는 겁니다.저도 예전에 모 은행 시골 지점에서 개설했던 계좌를 해지하러 가기 귀찮아서, 최소 예치 금액 10만 루피아를 포기하고 계좌를 방치해버린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