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서른 셋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력서도 그 나잇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대단하지만 대단하기만 한 스펙인, 그저 그런 내용이었다. 면접을 봤지만 영업 업무에 전혀 맞지 않았다. 취업률 100%를 달성하고자 했던 인력업체 대표 새끼가 사장에게 청탁해서 억지로 밀어넣지만 않았다면, 평범하게 서로 지나쳐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인연이었다. 그래도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됐으니, 어떻게든 잘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외국인 고용 정원 추가와 취업 허가를 내려면 두어 달 걸리기 때문에, 보통 입사 예정자는 귀국해서 대기한다. 입사가 결정된 신입도 일단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인력업체에서 연수 받는 동안 있었던 짐을 맡겨도 되겠냐 물었다. 무슨 짐인지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