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 714

[특이했던 사람] 2. 어느 신입 사원

나이는 서른 셋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력서도 그 나잇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대단하지만 대단하기만 한 스펙인, 그저 그런 내용이었다. 면접을 봤지만 영업 업무에 전혀 맞지 않았다. 취업률 100%를 달성하고자 했던 인력업체 대표 새끼가 사장에게 청탁해서 억지로 밀어넣지만 않았다면, 평범하게 서로 지나쳐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인연이었다. 그래도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됐으니, 어떻게든 잘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외국인 고용 정원 추가와 취업 허가를 내려면 두어 달 걸리기 때문에, 보통 입사 예정자는 귀국해서 대기한다. 입사가 결정된 신입도 일단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인력업체에서 연수 받는 동안 있었던 짐을 맡겨도 되겠냐 물었다. 무슨 짐인지도 모르..

생계형 국제 커플 유튜버들과 무지성 컨텐츠 소비자들

국제 커플이 돈이 꽤 되니까 그쪽으로 파는 청년들이 많다. 썸네일은 어디 교과서라도 있는지 비슷비슷하다. 선정성 은근히 깔고 들어간다. 처음엔 건전한 여행기 올렸다가 조횟수가 영 안오르니 국제 커플로 선회한 채널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그쪽으로 컨셉 잡은 채널도 있다. 스스로도 떳떳하진 않지만 이 악물고 철판 깐 게 보이는 청년도 있고, 소시오패스 같아 보이는 청년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 중, 이 친구는 아주 작심을 했구나 싶은, 참 열심히 하는 청년의 유튜브가 눈에 띄어서 처음부터 따라가면서 업적을 정리해봤다. 1. 인니어 거의 못함. 2. 호주 워홀 했다는데 영어가 영 별로. 3. 코로나 이전에 인니 여행 와서 단순히 한국인이라고 하면 다들 신기해하며 반겨주는 분위기에 뻑감. 통역 도와준 케이파퍼 꼬..

[어메이징 인니 도로 주행] 19. 반대 차선 주행로 개방

자카르타 - 보고르 유료도로에서 한 차선을 반대 방향 차선으로 할당했다. 러시아워로 교통 체증이 심각할 경우 이런 조치를 한다. 좋게 말하면 상황에 따른 대처가 유연한 거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때 그때 땜질 처방에 급급하다. 뭐 물론 인니 정부도 바보가 아닌데, 나름 고충이 있을 거다. 예를 들어 늘 쪼들리는 국가 예산 문제도 그렇고, 토지 수용이 한국보다 까다롭다. 한편으로는 어느 집 결혼식 한다고 마을 지나는 큰 길을 막고 차량 못지나가게 통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라서, 길 이리저리 막고 통제하는 걸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아침 출근 시간에 찌까랑에서 자카르타 진입하는데 할림 Halim 인터체인지가 꽉 막혀서 걷는 속도의 절반으로 기어 갔다. 평소에도 안막히는 적이 없는 상..

치마를 입어보고 깨닫게 된 점

제가 남 시선 신경 덜쓰긴 하지만, 그래도 선은 지킵니다. 변태 아니예요. 그냥 인니 전통 복장인 사룽 Sarung 을 즐겨 입습니다. 영 좋지 않은 곳에 가려움증이 생겨서 통풍 잘되라고요. ㅋㅋ 지이이이인짜 편합니다. 가랑이나 허벅지에 걸리적 거리는 게 없어요. 술렁술렁 합니다. 기장도 신경 안써도 됩니다. 바지는 양다리 갈라지는 부분이 보여서 표가 확 나잖아요. 근데 치마는 그런 게 없어서 배까지 올려 입거나 골반에 걸치거나 안이상해요. 단점이라면 빠른 움직임이나 과격한 신체 활용이 필요한 작업에 불편하다는 정도예요. 안움직이거나 갈아 입으면 되니 큰 단점도 아닙니다. 이 좋은 걸 여자만 입다니... 여자에게 치마를 강요하는 걸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페미도 있다고 하는데, 남자가 치마 입는 것에 대한..

꾸르마 Kurma 대추야자

예전에 대추야자 관련해서 포스팅을 한 적 있다. https://choon666.tistory.com/513 대추야자 Kurma / 타마린 Buah Asam (Tamarind) 음료 대추야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에 흔하다. 열매 생긴게 대추 같아서 대추야자라고 할 뿐, 야자나무 사촌이다. 중동지방에서 요리에 흔히 쓰이는데, 특히 라마단 금식 기간에 금식 해제할 때 choon666.tistory.com 마트에 말리기 전, 익은 상태의 대추야자가 있길레 사봤다. 드럽게 비싸다. 250g 한 팩이 4천원 정도 했다. 요렇게 생긴 녀석이다. 주렁주렁, 한국 대추와는 스케일이 다르다. 대추야자라고 이름 붙인 사람은 분명히 먹어보고 붙였을 거다. 말린 것만 먹어봐서 곶감 맛인데 왜 이름을 그렇게 붙였나 했더니, ..

인니인 한국 입국 비자 신청 방법 ...그냥 단체 관광비자 하세요

필요 서류 1. 여권 원본 - 유효기간 6개월 이상 2. 3.5*4.5 사진 3매 - 흰색 배경 3. KTP & Kartu Keluarga 복사본 4. 재직 증명서 원본 (한글 or 영문) - 재직 증명서는 Kop Surat(회사 레터지)에 작성되어야 함 - 개인사업자는 사업자 등록증 - 학생은 재학증명서 원본 및 학생증 사본 5. SPT(전년도 소득세 납부 증명) 6. Referensi dari Bank Asli(은행 잔고 증명) 최근 3개월 - 비공식 정보로는 잔고 5천만 루피아 이상이어야 함 - 학생은 부모나 후견인 계좌 7. 여행 일정 및 설명서 - 30일 이상 체류하고자 할 경우만 8. 비자 신청 양식 작성 - KVAC 홈페이지에서 양식 다운로드 가능 - 현장 작성 가능 9. VISA 접수비 8..

특이한 사기

필리핀은 코로나 국가 봉쇄가 가장 과격했던 나라였다. 훈이는 필리핀에서 하던 스포츠 인테리어 사업을 철수하고 귀국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마케팅 직원이 큰 건수가 있다고 보고해왔다. 그동안 회사 제품을 납품해왔던 대형 쇼핑몰 체인 본사에서 건물 출입시 소독제를 자동 분사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높은 방역 수준이 유명하니, 한국제 방역용품을 수입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훈이는 한국의 제조 업체를 컨택했다. 쇼핑 체인 영업은 직원이 담당했다. 직원은 업무 추진비나 거마비, 뒷돈 등을 일절 요구하지 않았다. 밥값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받았지만, 따로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정직한 직원이다.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가는데 어언 10개월이 걸렸다..

인니 정부 품질 인증을 너무 믿진 마세요

LPG 가스 연결부(가스 압력 조절기)는 특별히 안전을 요하는 제품입니다. 한국이라면 어떤 제품이든 딱히 안전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안전 관련해서 정부가 워낙 강력하게 관리할테니까요. 인니는 안그렇습니다. SNI (Standar Nasional Indonesia 인니 정부 품질 인증) KAN (Komite Akreditasi Nasional 인니 정부 공인 품질 검사 기관 인증) BSI (Balai Sertifikasi Industri SNI 비스무리한 공업 품질 인증) 제품 포장에 이런 거 팍팍 붙어 있으니까 '오홍, 그럼 믿을만 하겠구나'라고 생각할 만도 하지만, 안됩니다. 믿지 마세요. 개나 소나 다 저 인증들 붙어 있습니다. 인니는 제조업 수준 자체도 낮지만, 특히 품질 관리 수준이 엄청 떨어..

도미노 피자 한국 특선 메뉴들

Gochujang Beef Blast Pizza는 고추장 불고기 피자인 거 같고... Korean Sweet Heat K-pasta는 비빔국수를 말하는 거 같고... Wingchujang chikin은 핫윙인 거 같은데... K-lovers Pizza 위에 두툼하게 자른 소시지 토핑은 설마 밀가루 어육 소시지는 아니겠죠? Seoul Cheese Sausages Roll은 당최 모르겠네요. 한국에서 유행하는 분식인지, 그냥 에피타이저 메뉴 구색 맞추기로 넣은 건지. 인니에서는 '한국 음식 = 엄청 매운 맛'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모양입니다. 간장 베이스 음식은 이미 일본 데리야키 소스가, 된장은 미소가 확고하게 선점하고 있으니 차별화가 안돼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음식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이지만 유독..

인니의 스팸 문자 공해

인니는 스팸 문자 공해가 넘치는 나라입니다. 하루 평균 20개 정도 받습니다 통신사가 광고 제휴를 받아 보내는 것은 물론 통신사 자체의 스팸문자도 지나치게 빈번합니다. 불특정 개인이 보내는 것들도 엄청난데, 그나마 '일일이' 수신 거부는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언혀 소용 없습니다. 쓰고 버리는 번호로 발신하거든요.) 하지만 통신사가 보내는 건 거부를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권하는 스팸 전화를 받아서 좀 듣다가 일이 바빠서 끊겠다는데, '아니, 이렇게 좋은 정보를 주는데 어떻게 이렇게 예의 없이 통화를 거절할 수 있냐'는 듣한 반응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이게 바로 광고나 홍보에 대한 인니인의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후로는 모르는 번호는 아예 받지 않습니다. 어떤 교민은, 자기가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