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회사 민주화 충돌 - 독재를 옹호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

명랑쾌활 2018. 5. 25. 11:23


노년층 꼰대나 수꼴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보면, 대부분 독재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독재로 타개해야 한다는 인간들까지 있다.

민주화 이후 속속들이 나오는 독재 시절의 만행에 관한 기록들을 보면, 감시와 탄압도 많았고, 주로 희생을 요구하는 '그리 안좋은 시절'이었는데, 그들은 왜 그 시절을 미화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 시절을 살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실마리를 찾았다.

아직까지 구시대 체제가 주류를 이루는 곳,

구시대 체제를 내가 직접 겪어 봤던 곳,

이젠 내가 소위 꼰대나 기득권 취급을 받는 곳,

이제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끓기 시작하는 곳,

바로 회사다.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독재를 옹호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원래 그런 곳'이라는 인식으로 회사 시스템을 옹호했던 것이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과장이 대리를 누르고, 대리가 사원을 윽박지르는 게 당연한, '원래 그런 곳'이다.

회사 조직 내, 기득권층인 꼰대들과 신세대 직원들의 충돌은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넘어가던 한국 현대사와 비슷한 면이 많다.


과장, 부장 등 중간 간부들이 신세대 직원들을 윽박지르고 회사 규칙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건, 그들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회사의 독재적 구조를 지키려는 수호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간부들은 '회사 관점에서 봤을 때',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이 어린 새내기 직원들이 무조건적인 복종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의견도 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를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규정한다.

위에서 시키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규칙이 무너지면, 회사가 개판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 굴러가는 회사들(대부분 외국회사들)을 예로 제시하면, 한국은 다르다고 묵살한다.

한국은 아직 민주주의를 받아 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국가는 총칼로 국민들을 찍어 눌렀고, 회사는 간부들이 나서서 하부 직원들을 내리 누른다.


"우리가 지금 너희에게 강요하는 건 회사를 위해서야. 회사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옳아. 니들이 아직 회사가 어떤 곳인지를 몰라서 그래."

문제는, 팔 물건도 변변치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었던, 구멍가게 같았던 예전의 그 회사가 이미 아닌데도 그 때의 방법이 여전히 옳다고 강요하고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