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수영 할 줄 안다는 것

명랑쾌활 2018. 1. 2. 10:56

수영 할 줄 안다면서 몇십, 몇백 미터 정도는 갈 수 있다고 한다거나, 수영할 줄 안다는 사람에게 몇 미터 갈 수 있냐고 묻는 건 무식을 뽐내는 짓이다.

그건 마치, 이제 걸음마를 뗀 아기가 어른에게 "걸을 줄 아신다니, 몇 미터나 걸을 수 있으세요?"라고 질문하는 거나 다름 없다.

수영 할 줄 안다는 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빠질 때까지는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물에 떠서 숨을 쉬어야 하는 걸 끊임 없이 신경 쓰는 사람은 이해가 잘 안갈 수도 있겠다.


이해가 쉽도록 걷기로 비유해 보자.

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중심 잡는데 신경을 쓰며 한 발 한 발 떼는 수준인 아기는 아직 제대로 걷는 게 아니다.

걷는다는 걸 의식하지 않고도 걷게 되어야 비로소 걸을 줄 안다고 할 수 있다.

그 수준이 되면 몸의 피로가 문제지, 걷기 능력은 별 상관이 없다.

과연 몇 km나 걸을 수 있는지는 본인도 정확히는 모른다.


'수영할 줄 안다'는 게 그런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