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차라리 돈 때문에 그러라고.

명랑쾌활 2017. 9. 26. 11:01

직원 관리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참 괜찮은데 조직 전체 관점에서는 문제가 되는 면면들을 볼 때가 있다.


"전 돈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 저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는 겁니다."

당연한 말이다. 인신공격이나 도에 지나친 무례는 어떠한 경우에도 옳지 않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예의와 직급에 따른 예의를 혼동하는 경우엔 오히려 가소롭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건 좋은 덕목이지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에 대한 예의를 요구하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다.

사장이나 상급자, 하급자, 경비나 운전기사, 청소부 등 위치에 따라 대하는 바가 다른 건 어쩔 수 없다.

어느 회사 부장이 사장에게 90도로 인사하듯 경비에게도 90도로 인사한다면 어색한 일이다.

운전기사에게 '기사 아저씨'라고 부른 게 썩 예의바르다고는 못하겠지만, 무례한 것도 아니지 않나.

스스로에 대해 자기 직분 이상의 자존심을 부리는 거다.

무엇보다도 회사는 인격자들이 모이는 사교클럽이 아니다.


돈은 됐고, 자신에 대해 좀더 예의를 지키길 원한다고 하는 사람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회사는 돈 벌러 오는 곳입니다. 예의 보다는 돈에 민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