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켜진 불이 잘 보이는 이유

명랑쾌활 2017. 3. 30. 11:03

어렸을 적, 화장실 쓰고 불 끄는 걸 자주 까먹어서 엄마에게 매번 잔소리를 듣곤 했다.

내가 덜렁대는 성격에 부주의로 그런 줄 알았다.

회사에서도 사장이나 관리담당은 쓸데없이 켜져 있는 불을 보면 잔소리를 한다.

한소리 들어도 많은 직원이 그걸 자주 까먹는다.

부주의해서 그런 줄 알았다.


이제 거주하는 곳의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고, 회사의 관리부장이 되어 지출을 관리하다 보니 문득 깨달았다.

돈을 부담하거나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쓸데없는 전기 낭비가 실제로 돈이 나가는 것처럼 느껴져 '저절로' 눈에 들어왔다.

덜렁대거나 부주의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전기 절약이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 뿐이다.

대놓고 말하자면, 켜진 불을 끄던 말던, 에어컨을 끄던 말던 자신에게 직접적인 손해가 없기 때문에 무관심 했던 것이다.


회사야 지속적 교육을 통해 관리하는 수 밖에 없지만, 자녀 훈육에는 참고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과금 중 전기세가 얼마를 차지하는지와 절약하는 습관으로 얼마를 줄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거다.

거기에 더 나아가, 기준을 정하고 그보다 절약된 만큼을 (혹은 일정 비율을) 용돈으로 지급한다면 보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