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말레이시아

[Kuala Lumpur] 02. 대중교통 적응 워밍업 - 국립 모스크 가는 길

명랑쾌활 2014. 4. 14. 08:23

일어나기는 6시에 일어났는데 컵라면 먹고 이래저래 뭉기작 거리다 프론트에 갔다.

그럭저럭 괜찮아서 1박 더 연장하려고 했더니, 아고다 프로모션 가격은 안되고 제값 내야 한댄다.

제값은 2배가 넘는다.

그럼 아고다에서 예약 다시 하면 되냐고 했더니 그러랜다.

프론트의 일개 직원과 싸울 일은 아니다.

그런건 사장이나 매니저가 재량껏 해주면 고마운거고, 원칙대로 안해준다고 해서 기분 나쁠 일은 아니다.

원칙이 그렇다는데 어쩌랴.

게다가 인니와 달리, 아고다에 올린 가격이 정말 프로모션 가격이 맞는듯 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으로 와이파이 잡아 아고다에 접속하니 이게 왠걸?

아고다 싸이트 접속을 막아놨다.

ㅋㅋㅋ 요 교활한 시키들.

스마트폰용 아고다 앱으로 들어가서 예약했다.

 

아침 9시쯤

이제 이 전망은 끝이다.

 

다시 프론트에 가 예약했으니 확인해 보라고 하니 좀 당황하는 눈치다. ㅋㅋ

어쨋든 새로운 방으로 체크인 했다.

고맙게도 14시 이전 얼리체크인인데 그냥 무료로 해줬다.

숙박업소란 돈을 받고 일정 시간 동안 공간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규정시간 보다 더 일찍부터 방을 사용한다면 추가 요금이 있는게 당연하다.

안해준다고 해서, 어차피 빈방인데 되게 째째하다고 하는건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방

방은 더 크지만 창문이 없다.

 

이전에 묵었던 방은 1112호, 이번에 묵은 방은 1145호

킹사이즈 베드룸인데도 창문 있는 퀸사이즈 베드룸 보다 3천원 정도 쌌다.

 

늘 하는 얘긴데 싸면 다 싼 이유가 있다.

아고다에 방마다 가격이 다 틀린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경험 상, 같은 사이즈 베드룸 중에 비싼 방을 예약했는데, 싼 방으로 일부러 속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경우는 이중으로 예약됐거나, 직원 착오로 다른 사람에게 방을 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정직하게 그 사실을 밝히고 보상을 해주는 곳은 중저가 호텔 중에는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속인다.

애초부터 속일 생각이면 아고다에 같은 사이즈 방을 다른 가격으로 올릴 필요가 없을 거다.

요컨데 한국의 악덕업자처럼 처음부터 작정하고 속이는 업소는 드물다는 얘기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숙소를 나섰다.

우선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LRT 전철역인 푸두역 Stasen Pudu 으로 간다.

 

원래는 바뚜 케이브 Batu Caves 를 갈 생각이었는데, 지금 이 시간에 갔다간 땡볕에 계단 올라야 한다.

그냥 환전도 할겸 쿠알라 룸푸르역 근처나 돌아봐야겠다.

 

아담한 육교가 있는데, 그나마도 대부분 무단횡단을 해서 그닥 쓸모가 없다.

공공질서 안지키는건 인니와 닮았다.

 

그래도 거리는 인니와 비교도 안되게 잘 정돈되어 있다.

뭣보다도 오토바이가 거의 안보인다.

 

뒷길임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양호하다.

 

보행자 통로가 요런식으로 되어 있다면 전철역과 연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

(전철역마다 저런 식이란 얘기는 아니다.)

 

생각보다 전철역이라고 눈에 딱 뜨이진 않는다.

 

승차권 자판기 전혀 어렵지 않다.

화면의 파란 버튼을 터치하면 살 수 있는 전철역들이 나온 노선도가 나온다.

여기서 바로 행선지를 선택하는게 아니라, 노선도의 행선지 역 근처를 터치하면...

 

* 일종의 통근기차라고 할 수 있는 커뮤터 Komuter 노선만 제외하고, LRT와 모노레일은 호환된다.

 

이렇게 터치한 지역 부근이 확대되어 뜬다.

여기서 행선지 역을 터지하면, 몇 장 살거냐고 묻는 화면이 뜬다.

원하는 장수를 입력하고 OK 단추를 터치하면 계산해야 할 액수가 뜬다.

액수대로 돈을 넣으면 승차권이 나오고, 거스름돈이 있다면 잠시 후 승차권 나온 곳으로 거스름돈도 나온다.

 

** 승차권 자판기는 동전과 1링깃, 5링깃 지폐만 사용 가능하다.

잔돈 없으면 유인 창구 가서 구입하면 된다.

물론 잔돈 있어도 창구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물거나 짖지 않는다.

 

*** 위 화면의 케이엘 센트럴 KL Central 역 부분을 유심히 보자.

(쿠알라 룸푸르 갈 일 없는 분들은 설명이 길고 복잡하고 재미도 없으니 걍 넘어가시길. 쿠알라 룸푸르 처음 가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익한 정보이니 꼭 읽어 보시고.)

같은 역이고 점선으로 연결된거 보면 갈아타는 역 같은데 승차권 가격이 다르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무려 90센트나 다르다.

그리고 어떻게 된게 마스짓 자멕 Masjid Jamek 역이 더 싸고, 빠사르 스니 Pasar Seni 역도 KL 센트럴역 보다는 싸다. 

사실 노선도에서 보다시피 갈아타는 역 표시는 따로 있고, 점선은 갈아타는 역 표시가 아니다.

정확히 말해, '도보로 갈아탈 수 있을만한 거리라 통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일단 개찰구를 나와 다시 승차권을 사서 들어가야 한다'는 표시다.

(빨간색의 모노레일 노선이 KL 센트럴역에 갈아타는 역이라고 표시된건 노선도가 틀린거다. 승차권 자판기의 노선도가 맞다.)

노선도대로 보자면, 항 뚜아 Hang Tua 역에서 KL 센트럴역으로 가자면 바로 세 정거장만 가면 될거 같지만, 그러면 정확히는 KL 센트럴 모노레일역에서 개찰하고 나와서 걸어서 KL 센트럴역으로 가야 한다.

KL 센트럴 모노레일역과 그냥 KL 센트럴역은 다르다.

굳이 항뚜아역에서 KL 센트럴역까지 가고 싶다면, 모노레일 노선을 타지 말고 스타라인 노선 LRT Star Line 을 타고 마스짓 자멕으로 가서 다시 뿌뜨라 노선 RLT Putra Line 으로 갈아타고 KL 센트럴역으로 와야 한다.

...이 글 뒷부분에 보면 다시 사진과 함께 보충 설명이 나오니 참고하시길.

 

푸두역에서 본 바깥 경치

 

부지가 한적하고 넉넉한 곳에도 아파트가 많다는 것도 인니와 다른 점이다.

인니인들은 대체적으로 주택을 선호한다.

인니에서도 보통 중국계가 아파트를 선호하는걸 보면, 말레이도 그렇지 않나 싶다.

사진 중앙 쯤 아파트 앞에 보이는 노란색 건물이 도교 사원인걸 보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앞으로 텅텅한 주차장은 주변도시에서 도심에 출퇴근할 때, 지하철로 오길 권장하면서 만든 환승 주차장.

평일에도 텅텅 빈거 보면 계획은 꽝인듯.

쿠알라 룸푸르 도시 정비하면서 서울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에 비하면 콩알 만해서 귀여운 LRT역

 

역마다 군데군데 달린 선풍기는 여행 내내 두고두고 고마운 존재였다.

인니였다면 이거 떼어가서 남아나질 않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지간하면 농담으로라도 타국 비하는 잘 하지 않는데... 사실이 그렇다. -ㅂ-

 

전광판의 01은 1분 남았다는 뜻

 

귀여운 LRT가 왔다.

 

사진 속의 아줌마들처럼 어째 한국 스타일과 비슷해 보인다 싶으면 영락없이 중국계다.

말레이 계통(인니도 말레이 계통이다)은 옷의 색감이나 스타일이 확실히 달라, 인도 계통에 유사점이 많다.

문화 원류의 계통이 다르면, 현대 시대의 대량생산된 기성복일지라도 선호 성향도 다른 걸까?

 

항뚜아역 개찰구

사진 좌측 상단에 보이는 통로가 LRT 노선의 항뚜아역이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면 모노레일 노선의 항뚜아역이다.

갈아타는 역은 보통 이런 구조로 되어 있다.

 

무슨무슨 방면은 양쪽의 계단으로 올라가고, 반대 방면은 표지판 밑 계단을 내려가라는 표지판

직관성이 없어서 한참을 봐야 했다.

양쪽 계단 쪽에 각각 해당 표지판 붙이고 화살표만, 중간에는 계단 내려가라는 화살표만 붙이는 편이 더 알기 쉽겠다.

 

모노레일 역에는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사진처럼 플랫폼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딸랑 두칸짜리 모노레일로 일부만 사용하는데 사용하지 않는 곳은 계속 닫혀있고, 사용하는 곳은 아예 열려 있다.

애초에 추락방지가 시설의 용도가 아닐 수도 있겠다.

 

모노레일 KL 센트럴역에 도착

갈아타는 통로 따위는 없다.

길 건너편 대형쇼핑몰과 육교 연결하는 공사 때문에 어수선하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는 다 필요 없다.

그저 사람들 많이 가는대로 일단 따라가보면 된다.

특히, 뭔가 갈아타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걸음도 분주하다.

 

거의 오픈 마무리 단계인듯

한두달 뒤에 오면 완전히 오픈해서 바글바글할 거 같다.

 

시각장애인 유도 블럭을 따라 가면...

 

이렇게 KL 센트럴역이 나온다.

 

사진 우측 하단이 KLIA (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 쿠알라 룸푸르 국제공항)과 LCCT (Low Cost Carrier Terminal 저가항공사 전용 공항. Air Asia도 여기에 내림) 방면 경전철 개찰구다.

참고로 LCCT는 바로 가는게 아니라 KLIA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다시 셔틀 타고 가야한다.

 

사진 좌측 하단은 LRT 노선 개찰구다.

바뚜 케이브 등을 가기 위한 커뮤터 라인은 좀더 앞으로 가야 한다.

 

11시 40분 경, 바뚜 케이브 가는 승차권을 사려는 줄이 주욱 늘어서 있다.

아침이나 오후에는 별로 줄 없는 것으로 보아, 이 때만 몰리는듯.

여길 지나가 저기 사진 좌측 파란 간판 쪽이나 우측의 빨간 간판 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환전소들이 있다.

아, 우측 골목에는 여행자 정보센터도 있다.

 

이번 말레이 여행의 작은 목적 중 하나가, 어찌어찌해서 갖고있던 스리랑카 루피아를 환전하는 일이었다.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는 어지간한 국가 화폐는 대부분 취급한다고 들었다.

대략 30만원 정도 되는 돈이었는데, 인니는 물론 한국에서도 환전해 주는 곳이 없어서 2년을 넘게 갖고만 있었다.

이런 부분은 한국이나 인니나 수준이 똑같다.

그래도 한 나라의 화폐인데 전국 각 지점까지는 아니더라도, 본점 단 한 군데라도 바꿀 방법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심지어,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대표 포털사이트의 환율 정보에서도 아예 취급을 안한다.

 

좌측에 환전소가 많아보여 좌측으로 갔다.

 

아무 환전소나 다 취급하는건 아니었고, 저 이슬람 은행에서만 취급했다.

어쨋든 작은 단위 지폐까지 군말 없이 바꿔준다.

2년 앓던 이가 쏙 빠진 기분이다.

말레이시아 최고! 한국인니 끄져 똥꼬야!

 

여행자 센터에 가서 지도 몇 종류 주섬주섬 챙겼다.

물론 무료다!

인니의 경우, 족자에서는 조악하나마 그럭저럭 쓸만한 무료지도가 있었는데, 발리에서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여행자 센터에서도 지도를 친절하게 5천원 받고 팔아 처먹었었다.

 

여행자를 위한 무료지도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과 의지의 문제고, 나아가 국가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행자는 그 나라에 돈 쓰러 온 사람이다.

편의를 봐줘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돈 쓰게 만들고, 더 많은 여행자가 오도록 해야 하는게 맞다.

그 정도 간단한 셈도 안돼서 지도 쪼가리 하나에도 돈을 받아 처먹는 의식 수준이라면, 여행자에 대한 인식이야 뻔하다.

'우린 가난하고 넌 돈이 많잖냐.'

자기 나라가 상대 나라보다 못하다는걸 인정하는 격이다.

그래서 국가 수준 문제라고까지 비약하는 거다.

뻔한 사실이라도 겉으론 절대로 인정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

 

...인니가 더 절망적인건, 사실은 지도가 무료인데 지들이 돈 받고 파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ㅋㅋ

 

커뮤터 라인이야말로 한국 전철과 비슷해 보였다.

 

쿠알라 룸푸르 역에 내렸다.

저 멀리 보이는게 빠사 스니 Pasar Seni 역

노선도를 보면 쿠알라 룸푸르 역과 점선으로 연결된 역이다.

 

국립 모스크로 가는 통로

 

개찰구를 나섰는데 빠사 스니 역으로 가는 표지판은 있는데, 국립 모스크로 가는 표지판이 없어서 당황했다.

역무원으로 보이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니 개찰구 나온 그대로 정면으로 가라고 가르쳐 준다.

 

어째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알고보니 오늘은 일요일이라 한산한 거고, 평일에 봤더니 저 주차장에 차들이 꽉꽉 찼었다.

자동차 환승객들이 대부분 여기에 차를 세워두고 역에 가는 모양이다.

화살표는 국립 모스크 가는 방향

 

건너편에 국립 모스크 건물이 보이기는 한데, 횡단보도가 없다.

그렇다고 무단횡단으로 갈 만큼 아담한 도로도 아니다.

 

나중에 돌아올 때 알았는데, 길 어떻게 건너나 두리번 두리번 하는 바로 옆에 이렇게 지하도가 있었다. -_-;

하여간 말레이는 표지판들이 명시성이 없다.

 

지하도가 있는지도 모르고 굳이 무단횡단을 하겠다고 고가차도 밑까지 100m 가량 걸어왔다. ㅋㅋ

 

역시나 무단횡단에 만만한 고가다리 밑.

베트남에서 영재 교육을 받고 인니에서 꾸준히 수련한 무단횡단 숙련자라 이정도는 껌이다. ㅋㅋ

 

길 건너 국립 모스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