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다른 것에 대한 배척

명랑쾌활 2013. 11. 1. 16:06

전에도 한 번 얘기했나 싶은데, 예전에 살던 집 방에 새들이 들어왔습니다.

 

요녀석들 집을 아예 옷장 뒤편에 지었더군요.

출입구는 에어컨 호스 틈새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내쫓았습니다.

 

같은 녀석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제 방 창문 위 쪽에 부시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급기야 이런 식으로 마른 풀들이 비져 나오더니, 아기새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저 곳에 집을 지었더군요.

 

열대 기후답게 사람보다 초록의 세가 강한 지역입니다만, 그래도 공해라면 만만치 않은 곳이 인니입니다.

폐차라는 개념이 없는 나라라, 매연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참 자연과 가까운 삶입니다.

언젠가 우리 곁에서 자취를 감춘 생물들은 어쩌면, 매연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획적이고 도시적인 삶을 방해하는 모든 존재를 배척하고, 따로 구역을 정해 한정하는 각박한 삶 때문이요.

 

도시만 봐도 그렇습니다.

자카르타에서는 30층 짜리 고층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허름한 집들이 모여있는 것을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일견 무질서하고 도시 개발이 덜 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빈부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심리적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마을은 있을 수 있어도, 도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삶이 있고, 그저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집값 떨어진다는 이유로) 박탈하는 것은 각박한 처사입니다.

밀어 없애서 안보인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인니에는 기차에 돌을 던지고 노는 무식한(?) 아이들은 있을 지언정, 재미로 동물에 돌을 던지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잡아 먹으려고 던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간혹 그러는 경우엔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해맑게 웃으며 동물에게 돌을 던지고 노는 아이들이 흔하죠.

심지어 어른도 웃으며 재미로 던지는 경우가 있죠.

그걸 보는 어른들도 돌 만지면 손 더러워진다고 말리지, 동물에게 그러지 말라는 경우는 드웁니다.

심지어 어른도 고양이나 개를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뭘 던져 쫓는 일도 특이해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 약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가 곧 자연이 사람으로부터 멀어진 이유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