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

작은 새가 날아와 집안을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곳...

명랑쾌활 2011. 6. 24. 11:51

을 상상하셨다면 계속 그리 상상하고 계시라 말씀드리고 싶군요.
딱 그 심정입니다.
진실은 중요한 덕목이지만, 모든 진실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으니까요.

많은 일이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100일 여 전에 인니에 재입국했는데, 지금의 제겐 한 5년 전 일 같습니다.
...못 볼 걸 너무 많이 봐버렸어요.
원래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실체에 맞닥뜨린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군요.
똥이 더러운 거야 누구든 알지만, 아는 것과 만져 보는 것은 다르겠죠.
심지어 똥통에 빠져야 한다면, ' 역시 내가 알던 바대로 더럽군!' 이러며 대범하게 웃어 넘길 수 있을지....
거기다 얹어서 똥인양 행동해야 하는 건... 아주 유니크한 경험이더군요.

니가 사회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러는데, 니가 조직 생활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 말 뜻이 만약 " 너도 똥통에 빠졌으면 똥처럼 굴어라. 고상한 척 하지 말고." 라는 뜻이라면,
검지와 중지 사이에 엄지를 끼워 내밀며 조슬까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배가 높으신 분이면 왼손을 밑에 받쳐 좀더 공손하게 내밀어야 겠군요. 외국인에겐 그냥 중지만 펴서 내밀면 될테고...)
똥통에서 똥처럼 군다고 그 더러운 짓이 깨끗한 짓으로 된댑니까?
철 좀 들고, 관록 좀 생긴다는게 그딴 거라면 그냥 철딱서니 없이 살다 뒈질랍니다.
다시 예전의 저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놓지 말아야 할 그것은 끝까지 지켜볼까 합니다.

쓸 이야기는 많은데 쓸 수가 없어요.
너무 어둡습니다.
원래 멀쩡한 것도 비틀어 봅니다만, 이 바닥은 본래부터 충분히 비틀려 있군요.
입가에 비틀린 미소를 짓고 자조적으로 낄낄거리며 글을 써야 할텐데, 좀 버겁습니다.
아직 객체화가 덜 되었어요.
인간은 역시 맞닥뜨리면 객관적이 될 수가 없나 봅니다. 자기보호본능 때문일까요.
좀더 삭히고 나면 꽤 재미있는 글들이 나올거 같습니다. :)

들러주시는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모두들 있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대로 사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 똥통을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본래의 자신은 잊지 마시구요. :)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