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근황

비지니스석을 타보다!!

명랑쾌활 2010. 3. 4. 01:23
원래 출발하기로 한 날의 이틀 전, 눈 참 푸짐하게도 내렸습니다.
덕분에 제대로 녹지 못하고 쌓인 길을 불편해하며 돌돌이 가방을 끌고 공항버스 정류장에 가야 했었죠.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티켓팅을 하던 직원이 제 여권을 훑어보다 문득 묻더군요.
" 학생비자로 가시는 건가요?"
그렇다고 했더니 반색을 하며, 출국일을 하루 늦출 수 없냐고 조심스럽게 묻더군요.
비지니스 클래서로 승급 시켜준다는 조건을 제시하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이틀 전, 그렇게 푸짐하게 내렸던 눈은 항공기 결항의 원인이 되었고, 그 여파가 돌고 돌아 제게 생각지도 못한 비지니스 클래스 탑승의 기회를 제공한 것입니다.
어차피 가면 1년 정도 체류할 예정인데다, 며칠 여유있게 출발한 제가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가며 비지니스 클래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지간하면 그냥 타고 가라는 엄마의 핀잔과 함께요.
(자식 떠나는 전날, 잠을 설치는 밤을 넘기시고 마음 겨우 다스리셨는데, 다시 하루 반복하시기 힘드셨던듯 합니다.)

인천공항은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공항입니다.
게다가 충분히 흑자도 내고 있는 공항이구요.
이런 인천공항을 ' 공기업 선진화' 라는 정체 모를 이유를 갖다 붙이며, 외국계 투자자본에 팔아 넘기려는 두목 새끼가 있습니다.
참고로 그 외국계 투자자본의 한국 지부는 그 두목 새끼 조카놈인가 사위놈인가가 사장이지요.
나라 팔아먹을 놈은 일제강점기에만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환장하겠는 것은 그 두목놈이 합법적인 투표의 결과로 뽑혔다는 거고, 더 환장하겠는 것은 아직도 그 두목놈 두둔하는 등신들이 수두룩하다는 겁니다.
지 선택의 잘못을 인정하느니, 합리화 해버리는 거죠.
그런 것 보면 인간은, 자기 정당성을 위해 나라의 안위 쯤은 우습게 팔아 먹을 수 있는 존재인거 같습니다.
아, 물론 곧 죽어도 지는 애국자라고 우기겠죠.

결론적으로, 전 그 두목놈이 뽑힌게 이상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등신나라 대통령이 멀쩡한 놈일까요?
등신나라에선 멀쩡한 사람이 등신되는 거고, 대통령은 가장 등신이 뽑히는 거죠.

이런, 저도 모르게 열냈네요.
나라에 대한 애정이 덜 식어서 그렇습니다.
미국의 머슴이 되던, 일본의 노예가 되던 그러려니 신경 끊고 나만 잘살겠다 하면 되는데... ㅋㅋㅋ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을 제공하는 군요.
와인 맛 잘 모르는 제가 느끼기에도 제법 고급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다리를 쭉! 뻗어도 넉넉한 좌석 앞 공간

각각의 좌석이 방해 받지 않는 독립식 구조입니다.

대한항공 기종은 이코노미석까지 개별 모니터가 제공됩니다만, 비지니스 클래스는 그 모니터도 약간 더 큽니다.

테이블도 이코노미석처럼 앞좌석 등받이 뒷부분에 붙어있어서 식사시간이 되면 모두 등받이를 올려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팔걸이 옆부분에서 꺼내는 형식이기 때문에 등받이를 눕히던 말던 상관 없습니다.
게다가 식탁보를 깔아주는 군요.

게다가 함바집 도시락 나눠주듯 도시락 용기 하나에 몽땅 담아 주는 이코노미와 달리, 따끈따끈하게 살균된 고급접시에 전체-본요리-후식 코스로 각각 제공하더군요.

도착하기 1시간 전 쯤에 제공하는 간식.
저 햄버거도 이코노미에선 구경할 수 없었던 메뉴입니다.
패티 작살입니다.

공항 나설 때 쯤이 밤 10시 정도 되기 땜시, 식사하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플라이트 어텐던트 언니에게 간식을 더 줄 수 없냐고 했더니, 아주 화알짝 웃으면서^^ 피자랑 삼각김밥을 갖다 주더군요.
이코노미에 제공되는 간식입니다.
그밖에, 트럼프 카드를 달라고 해도 착착 갖다 주고, 뭐 필요하다 호출하면 재깍재깍 와서 처리해주고, 서비스의 품질이 이코노미와 확연히 다르더군요.

결정적으로, 상대적 시간이 단축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한국으로 올 때는 이코노미로 올 때는 7시간의 비행 중 얼마나 왔나 몇 번씩 시간을 보며 불편함을 참는 일이 잦았는데, 비지니스로 올 때는 이제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기 전까지 한 번인가 밖에 시간을 보지 않았습니다.
몸이 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느껴지지 않은 것이겠지요.

그래서 돈 많이 벌어야 겠다고 재삼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시간도 돈으로 살 수 있더군요.
그러니 사랑인들 못사겠습니까. ㅋㅋ
돈 많이 법시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