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인니 생산 소주 <세븐데이>

명랑쾌활 2019. 11. 6. 10:28

어느 날 한인 마트에서 세븐데이라는 소주를 팔더군요.

6만5천 루피아면 그야말로 인니 최저가라 호기심에 한 병 사봤습니다.


맛은 그냥 소주맛입니다.

딱히 역한 향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국 소주 브랜드마다 다른 특유의 향같은 게 이 소주엔 없더군요.

그야말로 그냥 소주맛입니다.

맥주에 타먹는다면 부족함이 전혀 없겠더군요.


보름쯤 후에 한인 마트에 다시 갔는데 세븐데이 소주는 다 팔렸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인니 최초 로컬 생산 소주인 <바람>처럼 종적을 감췄습니다.

아마 소주 시장이 '닫힌 시장'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인 교민들의 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 브랜드 제품이 팔리는 딱 그만큼 다른 브랜드 제품이 덜 팔리거든요.

주류 유통 판은 꽤 거친 곳이고요.


세븐데이 소주 제조업체인 'PT. Mikalindo Bakti Cemerlang'이라는 회사를 구글에 검색해 봤지만, 딱히 자세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들로 짐작해보자면, 인니 한류붐 중 하나로 유행을 타고 있는 소주 칵테일 시장을 노린 현지 제조업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회사 이름이 아주아주 현지스럽습니다.

한국인이 설립에 관계된 회사의 이름은 대체적으로 뭔가 인니스럽지 않은 느낌이 드는 단어가 포함되곤 하거든요.

그리고 런칭 프로모션 광고에 한국어가 전혀 없다는 점과 야쿠르트를 덤으로 끼워 주는 이벤트를 한다는 점도 현지인 소주 시장을 노린 현지 업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인니에 서식한지 10년, 인니도 많이 변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한국 업체들도 한국 교민만 상대하고 진입을 막는 폐쇄적인 영업 전략만 고수해서는 결국 밀려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내 알 바 아니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