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Music or Muvie

Ustad Khoirul Anwar Al Abror - Coca Cola

명랑쾌활 2019. 9. 23. 10:49


우스타ㄷ 코이룰 안와르 알 압로ㄹ Ustad Khoirul Anwar Al Abror 라는 사람의 쪼짜 쫄라 Coca Cola 라는 노래입니다.


우스타ㄷ는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라는 의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목사나 신부와는 좀 다른 개념입니다.

이슬람의 교리는 술탄(혹은 칼리프) 외에 종교 권력자를 인정하지 않고, 신 앞에 모두 평등하거든요. (사실 평등하기로는 기독교 교리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는 목사-장로-전도사-평신도 등 계급이 존재하지요.)

그냥 '지역의 종교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 정도로 보는 게 적당할 것 같습니다.

뭐 존경은 곧 권위가 되고, 자연스럽게 권력으로 형성되기 마련이겠습니다만, 적어도 '너는 우스타ㄷ의 말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따위의 강제는 없습니다.


노래의 포인트는 Coca Cola 를 '코카콜라'가 아니라 '쪼짜쫄라'라고 발음한다는 겁니다.

인니가 단일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 중 인니어를 국어로 정하면서 문자는 알파벳에서 차용했는데, 각 알파벳에 대응하는 발음은 한 가지로 규정 됐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C'는 경우에 따라 'ㅋ' 발음도 될 수 있고, 'ㅆ' 발음도 될 수 있습니다만, 인니어에서는 'ㅉ' 발음 밖에 없습니다.

'A'는 '아', 'G'는 'ㄱ' 발음으로 고정됩니다.

문제는, 알파벳을 문자로 차용했기 때문에 영어가 철자 표기 그대로 외래어로 유입되면 인니어 발음과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알파벳을 쓰지 않는 한국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지요. 'Coca Cola'는 분명히 외국어라 한국어로 직접 읽을 수 없고, '코카콜라'라고 발음합니다.

알파벳을 문자로 쓰는 인니어는 'Coca Cola'를 '쪼짜 쫄라'라고 직접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릿 속에서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림이나 문자나 눈으로 보는 건 마찬가지지만, 문자를 담당하는 뇌 영역은 문자를 보는 즉시 '읽어서' 받아들이니까요.

'Coca Cola'라는 문자를 보는 순간 머릿속에 '쪼짜 쫄라'라는 발음이 떠오르지만, 억지로 '코카콜라'라고 발음하는 거지요.

하지만, 비록 Coca Cola 라고 쓰여 있지만, '코카콜라'라고 발음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예를 들어 깡촌 시골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 노래는 그런 상황을 풍자한 노래입니다.



영상 속 사람들이 쓰는 언어는 인니어가 아닙니다.

아마도 동부 자와어, 그중에서도 마두라어 Bahasa Madura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니어로 자막을 따로 달았네요.


영상은 어떤 손님이 와서 "여기 쪼짜 쫄라라고 써있는 음료 주세요." 라고 하는 꽁트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게 주인이 5천 루피아라는데, 손님은 거짓말 하지 말라며 1만 루피아를 내미네요.

가게 주인이 5천 루피아 맞다면서 거스름 돈을 주려고 하지만, 손님은 누굴 지금 바보로 아냐며 받지 않습니다.

말이 안되는 상황으로 웃기는 인니 스타일의 코미디입니다.

아마도 손님이 도시 사람 말은 무조건 믿지 않는 꽉 막힌 시골 사람이라는 설정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코카콜라를 굳이 고집스럽게 '쪼짜 쫄라'라고 한 걸테고요.


노랫속에 나오는 영어의 인니식 발음

Coca Cola 쪼짜 쫄라

Notebook 노떠보옥

Facebook 파쩨보옥

Bluetooth 블루에또옷

Vocalist 포짤리스

Teletubbies 뗄레뚜비에스

Record 레쪼르ㄷ

Class Mild 쯜라스 밀ㄷ (담배 상표)

Welcome 우엘쪼메

Ambulance 암블란쯔

Blackberry 블락끄베리


음악 장르는 당둣 꼬쁠로 Dangdut Koplo 입니다.

동부 자와 지역에서 시작해서 자와섬 전체에 유행하는 음악인데, 인니 전통 북인 근당 Gendang 의 쿵딱쿵딱~ 하는 토속적인 반주가 주요 특징입니다.

보통 단순하고 외설적인 가사의 곡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물론 여기 소개한 노래는 전혀 외설적이지 않고, 오히려 교훈적이기까지 합니다.)

저도 처음 접했을 땐 되게 촌스럽다고 느꼈었는데, 계속 듣다보니 좋아졌네요.

서민 동네에서 결혼식 피로연 잔치를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음악으로, 무명 당둣 가수가 공연하면 밤늦게까지 분위기가 아주그냥 후끈후끈(?) 하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