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Probolinggo 4

Go East. 28. 닫는 글.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더 멀어져 버린...

시간 순으로... 족자에서 만났던 호쾌한 여행사 직원 이르완과 그가 사준 점심. 비양심적 사기의 원흉, 프로볼링고 시나르자야 여행사와 평생 잊기 힘들 쩨모로라왕의 악몽의 숙소. 뭐 사는게 다 그런 거겠지만, 왠지 타인의 불행을 먹고 사는 거 같아 얄미웠던 브로모 화산 전망대 부근의 오토바이 기사들. 그 말도 안되는 일들을 겪고도 다시 활짝 웃을 수 있는, 강한 웨스턴 배낭여행자들. 불행은 행운과 함께 온다. 그 딱한 상황의 내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발리 느가라 경찰, 이다바구스 씨와 그의 가족. 덴파사르에서 우붓까지, 시간 두 배 걸릴 정도로 빙 돌아서 오느라 수고 많았을 택시기사. 내 기억 속의 우붓을 좀더 푸근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 청년들. 이런게 여유롭고 잔잔한 황혼의 즐거움이라는 걸 보..

Go East. 09. 브로모 Bromo -> 발리 Bali 우붓 Ubud. 악몽의 종결, 그리고 정의의 사자들

다시 프로볼링고까지 태워다 줄 승합차. 낮에 보니 용케 한밤중에 저걸 타고 산길을 달려 왔다는 생각이 든다. 쩨모로라왕 마을길. 상당히 가파른 경사에 집들이 늘어서 있다. 프로볼링고 악덕 여행사 Sinar Jaya 사무실에 딸린 화장실. 일반적으로 인니 변기는 수세식이긴 하지만 따로 물 내리는 장치가 없다. 그냥 옆에 있는 물통 물로 밑도 닦고 바가지로 부어 내리고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행사 사무실에서 이런 멋진 변소를 보게 될 줄이야... 프로볼링고 여행사 사무실 도착 시간은 대략 10시 반. 이곳에서 12시까지 기다렷다가 미니버스를 타고 발리의 덴파사르까지 가기로 계약했다. 선풍기 한 대도 없는 사무실 여기저기에 앉아 하릴없이 기다린다. 사장 색히는 온데간데 없고, 20대 초반이나 될..

Go East. 08. 브로모 Bromo. 멋진 풍경, 안멋진 인간들

* 내용 중에 '색히' 같은 욕이 좀 나옵니다. 저도 웃기려고 쓰는 거 말고는 욕은 자제하는 편인데, '사람'이나 '인간' 같은 단어를 쓰고 싶지 않은 악질이라 도저히 못쓰겠습니다. 읽는 분들에 대한 예의는 분명 아닙니다만,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__) 벌벌 떨면서도 용케 잠 들었나 보다. 맞춰 둔 알람에 깨어 일어나니, 온몸이 찌뿌둥하다. 추위에 몸을 한껏 옹송거리고 자서 여기 저기 쑤신다. 이 열대지방 인니에서 참 진귀한 경험 한다. 던과 상의 끝에, 짐은 우리보다 덜 거지같은 숙소에서 잔 일행들 방에 부탁하기로 하고, 미련없이 싹 챙겨 나왔다. 아무렴, 잠글 수도 없는 방에 둘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처음 내렸던 곳에 가니 하나 둘 씩 부시시 나오고 있다. 벌써 냄새 맡고 왔는지, 숄처럼 걸칠 ..

Go East. 07. 족자 Jogja -> 브로모 Bromo. 악몽의 시작

떠나기 전날 낮, 그러니까 끄라톤과 따만 사리를 보고 오니, 이젠 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여기저기 여행정보를 찾아 보면서, 브로모 투어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불안했다. 이제는 친해진 여행사 직원 이르완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확실하냐고 재삼 재사 확인했다. 어떤 사람은 에어컨 버스 타고 가다 어딘가에서 내리라더니 에어컨 없는 버스에 때려 싣고 가려 했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껄껄 웃는다. 자기네는 그런 일 없다고. 숙소도 아무데나 내려 준다는데 어떻게 된거냐 물었더니, 내 앞에서 바로 어딘가 전화를 해보고선 다 예약 잘 됐다고 한다. 다만, 족자-브로모-발리 투어는 여행사 연계인데, 자신들은 족자-브로모 이동까지만 관리하고, 브로모부터는 프로볼링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