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Jepara 3

[Karimunjawa] 08. 끝. 스마랑에서 하룻밤

아침식사를 하면서 관리인 청년에게 부두까지 데려다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언제 가려고?" "9시 출발이라니까 표도 사고 하려면 8시에는 가야 하지 않을까?" "11시 정도나 돼야 출발할텐데?" "엥? 내가 시간표 본건 9시라고 하던데?" "네가 그렇다면 뭐 난 별 상관 없어. 그럼 8시에 데려다 줄게." 자신의 정보나 조언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자신에 대한 불신이나 무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한국인들에 비해, 인니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더 정확하다고 애써 주장하지 않는다. 약간의 무심함이라고 할까, 감정이 부딪힐만 한 경계선까지 다가서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런 정서를 대변하는 표현이 뜨르스라 Terserah 다. 어조나 표정,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쓰이는데, 대략 '맘대로 ..

[Karimunjawa] 02. 즈빠라 Jepara 에서 까리문자와로

까리문자와 가는 페리는 스마랑과 즈빠라에서 출발합니다. 매일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요일마다 배편도 다르고 출발 시간도 다릅니다. 위치로는 스마랑에 낫겠지만, 1주일에 2편인가 밖에 없고, 어차피 즈빠라를 경유해서 갑니다. 그래서 즈빠라에서 고속 페리로 2시간에서 2시간 반 걸리는데 반해, 스마랑 출발은 즈빠라까지 오는 시간인 2시간이 더 추가됩니다. 배를 4시간 이상 탄다는 건 꽤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즈빠라에서 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원하게 까리문자와 배편 시간표를 올려 드리고 싶습니다만, 그럴 수 없습니다. 밑에도 다시 적겠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시간표는 실제 운행 스케줄과 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는 없는 편이 낫겠지요. :) 6시 전에 일어나 아침 산책 전에 숙소 옥상에 ..

[Karimunjawa] 01. 못할 거 같아도 막상 닥치면 다 하게 된다

인니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방법이 거의 없는 여행지 중 하나가 그 유명한 까리문자와 군도 Kepulauan Karimunjawa 입니다. 중부 자와 스마랑 Semarang 에서 북쪽으로 뚝 떨어진 외딴 곳이지요. 스마랑이나 족자 Jogja, 즈빠라 Jepara 에 산다면 모를까, 자카르타나 수라바야에 산다면 일정 짜기가 아주 고약합니다. 거리가 멀어서라기 보다는 교통편이 어렵습니다. 스마랑이나 즈빠라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매일 오전 1회 출발이라 부득이 근처에서 하루 묵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까리문자와에 오후에 도착해서 찍고 다음날 오전에 돌아 오기도 뭐하니 최소 2박은 해야 하고요. 아주 무리하지 않는 한 최소 4박5일 여정은 잡아야 하니, 직장을 다닌다면 힘든 일이죠. 그정도 휴가는 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