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호치민 5

달랏-호치민. 다시 올 거라는 걸 알기에 담백하게 떠난다. ~끝~

달랏을 떠나는 날 아침은 오랜만에 해가 보일듯 했다. 이제서야 해가 나와서 아쉬운 마음보다는, 그냥 그것도 좋았다. 비가 오든 맑든 달랏은 그냥 그 자체로 좋았다. 아주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떠나는 마음은 따듯하고 차분했다. 분명 다시 올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 때문이리라. 달랏을 떠나기 전 연락하여, 호치민에 도착해서 C와 다시 만났다. 베트남에서 마지막 식사이니 적당한 곳이 있다며 데려간 곳이... Quan An Ngon. 다이아몬드 플라자 근처였나 호치민 박물관 근처였는지 기억은 가물가물 하다. 가격은 그렇게 센 편은 아니다. 베트남 각 지방 음식들을 한 곳에서 맛 볼 수 있고, 맛도 제법 좋다고 한다. 유명한 곳이고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나. 다 맛있었다. 다만 음식이 미지근하거나 차가..

호치민-바올록. 피곤한 버스를 타고 바올록으로

5시에 눈이 번쩍! 떠진다. C가 오전에 호치민 인사대 구경가자 했는데... 에잉 귀찮다. 그냥 잔다. 7시에 배가 싸르르 해서 일어났다. 방콕에서 먹었던 레드커리때문에 난 배탈이 아직도 여파가 남았다. 자연(?)을 벗삼아 수첩에 끄적거리기도 하고, 음악 들으며 뒹굴거리기도 하다, 12시가 다 돼서 짐 챙겨 나왔다. 쿨한 직원은 없고, 연세 좀 있으신 한국분 두 분이 로비를 지키고 계셨다. 아마 그 중 키가 훤칠하신 분이 XX님이 안부 전하라는 이사님인듯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묻지 않고 넘어갔다. " 그건 왜 물어보시는데요?" 라는 얘기는 또 들었다간 피부가 녹색이 되고 옷 찢어질까 걱정된다. C가 데리러 왔다. 잘 쉬고 간다며 꾸벅 하고 나오는 등 뒤로 " 예! 안녕히 가세요!" 싹싹한 답례 한 ..

호치민. 묘했던 하루, 그리고 호치민 최고의 Bar <Club Royale> ~단상 : 친절은 재화로 환산된다~

이번 편에는 퍼온 사진만 몇 장. (이 날은 하루종일 사진기가 없었다. -_-;;) 두통으로 깼다가... 다시 자다가... 목말라서 깼다가... 다시 자다가... 10시 쯤 전화로 라면을 주문했다. (리멤버투어 호텔 최강의 장점은 이거라고 생각한다는... -ㅂ-) 평소 한국에서도 라면으로 해장하는 습관을 들여서, 내겐 속풀이에 딱이다. 점차 정신이 돌아오자 어제 일들이 떠오른다. 나이트클럽 나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가물가물... 다행히 잃어버린 물건은 없었다. 옷도 잘 정리되어 있다. 이럴 때 신기하기도 하고, 참 위험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 강도라도 당한다면 나는 범인 얼굴을 커녕 사건 자체를 기억할 수 없다는 거다...

호치민. 로컬 술집과 나이트 클럽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베트남 돈 뽑는 일 되시겠다. (작년에 쓰고 약간 남은 베트남 돈으로 버스타고 온 것임. 숙박비는 딸라로 했고.) 내려와 보니 한국인 직원은 보이지 않고 베트남 직원 아가씨만 있다. 익스체인지 물어보니 건물 나가 왼쪽을 가리킨다. 바로 옆의 사설환전소. 그러나 오늘이 무슨무슨 공휴일이라고 안한단다. 할 수 없이 국제현금카드로 기계에서 뽑음. 생각해 보니 만나기로 한 S님에게 연락을 안했다. 사무실에 와서 여직원에게 전화 좀 쓰겠다고 했다. 생긋 웃으면서 쓰란다. S님과 통화, 반갑게 맞아 주신다. 저녁에 다이아몬드 플라자에서 뵙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땡큐 했더니, 통화를 너무 오래 했다고 돈을 달랜다. 5분 했다. 장난 하시나. 얼마나 줄까? 했더니 만 동을 달란다. ㅋㅋㅋㅋㅋ..

방콕-호치민. 탄선녓 공항, 데땀 거리, 리멤버투어 호텔

남겨진 사람이든 떠나는 사람이든 헤어진다는 사실은 같지만, 아픔도 같을까. 남겨둔 사람의 빈자리는 새로움으로 채울 수 있지만, 떠난 사람의 빈 자리는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부질없는 의문. 내겐 내 아픔, 그녀에겐 그녀의 아픔일 뿐이다. 이제는 원망했던 기억도 희미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그저 궁금하다. 떠나보내는 것도, 남겨두고 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를 떠나 보냈던 그 때가 문득 떠올랐다. 어딜가든 공항 풍경이야 비슷하지만, 수완나품 공항은 특히나 인청공항을 닮았다.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게다. 비행기가 귀여운 녀석이라 그런건지 플랫폼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요녀석이 나를 호치민으로 데려다 줄 녀석이다. 따듯한 육류가 없는 기내식이지만, 1시간 반 거리여서 마음 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