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호불호 2

애 싫어할 수도 있지 뭐

애 싫어한다고 하면, 애에게 짜증내거나 윽박지르거나 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한다.세상만사를 뭐 그리 극단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어떤 사람이 개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게 눈에 띄면 쫓아가서 패고 괴롭힌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싫은 건 그냥 싫은 거다. 싫다고 뭘 어쩐다는 게 아니다 소위 철없는 사람, 자기 절제를 못하는 사람더러 '왜 이리 애같냐', '애처럼 굴지 마라'라는 소리를 한다.애처럼 구는 태도가 부정적인 의미라는 걸 사회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다.애는 사려깊지 않다. 애가 사려깊다면 '애답지 않게 사려깊다'라고 한다.진중한 애는 '애답지 않게 진중하다'라고 한다.애는 원래 질투를 하고, 투정을 부리고, 자기 욕망을 잘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애는 원래 그러는 게 당연한 거고, 어른인데 그러는 사람더..

단상 2024.05.03

뭘 자꾸 하려는 게 문제

좋아하는 상대에게는 뭘 자꾸 해주고 싶다는 생각부터 든다. 꽃다발이라던가, 맛집이라던가, 사람 많은 곳에서 공개 프로포즈라던가. 좋아하면 다행인데, 싫어하면 역효과다. 몰라준다고 섭섭해하기도 한다. 뭘 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내 생각에 좋은 걸' 상대하게 강요하는 꼴이 된다. 부모가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면서 강요하면 자식은 진저리를 친다. 자식을 위한다기 보다는, 자기 욕망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도 별로 고프지 않고, 입맛이 없는 손자에게 억지로 밥 권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겠지만, 손자 입장에선 참고 받아줘야 할 강요다. 손자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만, 사실 그저 할머니의 만족이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건 온전한 배려다. 뭘 한다는 건 ..

단상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