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태국 20

방콕 방심하는 순간 찾아온 장청소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날락. 새벽 즈음 배가 또 아프다. 할 수 없이 빈 속에 정로환을 먹는다. 한결 나아진다. 뱃속에 들은 게 없으니 힘이 하나도 없다. 배란다 열어 놓고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물끄러미 창 밖 풍경 보다, 글 끄적거리다... 벌떡! 일어나서 자연을 만끽하러 갔다가... -_-;; 지혜양은 오늘 체크 아웃이라 했다. 내일 새벽에 공항 가는데, 오늘 밤새 놀며 버티고 갈 생각이란다. 새벽 다섯 시에 움직인다 하니 내가 짐을 맡기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내 방(트윈룸이다)에서 쉬라 하기도 그렇다.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지만(이성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ㅋㅋ), 섣불리 권할 일이 아니라 관뒀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친절도 권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들은 바가 있다..

깐짜나부리 투어 Part 2 - 뗏목, 코끼리, 폭포

투어 오후의 첫 일정, 뗏목을 타러 가다. 저걸 타고... 건너편에 가서... 이런걸... (왜 건너편에 세워 두었을까?) 이렇게 타고 간다. 이렇다 보니 제법 스릴있다. 두 겹도 아니고 한 겹인 대나무가 의외로 배 구실을 하긴 한다. 하지만 넘어진다면 대략 낭패. 저 할아버지와 아저씨 은근히 아마추어다. (가운데는 나 -ㅂ-) 물살 좀 빨라지는 곳에서 저런게 나오는데, 둘이서 뭐라뭐라 다급하게 떠들면서 노를 마구 저어서 옆으로 비켜 내려간다. 그 모양이 헐리우드 코미디 버디 영화 같아, 우려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한번쯤 묵어보고 싶은 방갈로. 순수집적남의 친구.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이런 젊음의 이벤트를 벌려 주셨다. 여자는 남자의 용기를 활활 불타오르게 하다 못해 무모함의 화려한 빛에 몸을 던지게..

깐짜나부리 투어 Part 1 - 묘지, 다리, 열차

전날 신청한 깐짜나부리 투어. 오전 7시까지 동대문 앞으로 가야 했다. 같이 신청한 지혜양과 루프뷰를 나섰다. 원래 잠신님도 같이 가실 예정이었으나, 파타야에 일이 있어서 오늘 오후에 그리 가신다고 하셨다. 나중에 파타야에서 다시 뵙기로 했다. (잠신님은 내가 투어 간 사이에, 태사랑 소모임 게시판에 ' 명랑쾌활, 미모의 여대생과 단 둘이 깐짜나부리 투어 가다.' 라는,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왠지 뉘앙스가 이상한 게시글로 나를 낙슥사 사건에 휘말리게 하셨다. -_-;) 한산하다. 방콕 사람들의 분주한 아침 시간은 언제일까? 동대문 앞에 도착하니 한국분들이 잔뜩 모여있다. 우리 투어는 총 14명. 지혜양은 붙임성 좋게 또래의 혼자 온 여자분과 어느새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긴... 우리 쪽은 나..

방콕 빅씨, 바이욕 부페 ~부록 : 별로 어려울 거 없는 BTS 타는 법~

함석으로 벽과 천정을 만든 옥상의 허술한 건물. 뜨거운 뙤약볕이 내려 쬐지만, 분명 사람이 사는 곳이다. 에어컨도 없는 엄청난 찜통일 그곳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현지인의 삶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현지인과 함께 숨쉬고 체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저 나라는 이방인을 의식 못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는 것이 좋다. 체험해 본다고 내가 뭘 알 수 있을까, 저들의 고단한 삶의 이어짐 속에 크고 작은 기쁨과 슬픔들을... 어린 시절, 부모님과 나들이 간 적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시골의 작은 촌락을 지나치는데, 어느 집 굴뚝으로 밥짓는 연기가 올라오는 한가로운 풍경에 문득 취했다. 그래서 저런 집에서 살면 좋겠다 말씀드리니 어머니는, 마당이나 길이 땅이라 방이 쉬이 더러워..

방콕 짜뚜짝, 재래시장의 학을 떼다 ~부록 : 별 어려울 거 없는 MRT 타는 법~

쓰레기차는 우리나라와 같은데, 악취 장난 아니다. 아직 분리수거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듯. 잠신님의 호의로 나발라이의 조식부페를 먹게 됐다. 방 혼자 쓰시는데 조식권이 두 장 나오신다면서 오라 하셨다. 어찌나 챙겨 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뜨고 있는 나발라이 호텔. 나이쏘이 바로 건너편에 있다. 고기 고기 고기 고기 +_+ 고기로 이루어진 인간은 고기를 먹어야 한닷! (그럼 소나 코끼리는 뭐냐 -ㅂ-) 잠신님의 조언대로 월남뽕 MRT 역까지 택시타고 가서 짜뚜짝으로 가기로 했다. 제법 먼데다가 주말이라 많이 막힐테니 저렴하게 쾌적하게 가는 방법이라 하신다. 주말이라 막히는 건지, 짜뚜짝 때문에 막히는 건지... 택시로 월남뽕까지 59밧, MRT 월남뽕부터 깜뺑팟까지 39밧. (짜뚜짝에서 내리..

암파와 반딧불 투어

발마싸~를 받고 좀 쉬다가 집결 장소로 갔다. 총 15명이 모여야 하는데, 3명. 어차피 크지도 않은데다가 물 가로 1열로 주욱이기 때문에 위 아래로 훑어 다녔다. 아니나 다를까 다들 장소를 조금씩 다르게 알고 있었다. 모두 모였다. 투어할 배가 온다. 그런데 15명을 한 배에 모두 태우려 한다. 동대문 사장님이 말씀하시기로는 8명, 7명으로 말해 두었으니 쾌적하게 볼 수 있을거라 했는데. 같이 갔던 잠신님이 강하게 어필하자, 어물어물 8명 팀 태워서 먼저 출발 시킨다. 또 다른 배가 오기까지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아무래도 이 녀석들 배 한 대로 퉁치고 쓱싹하려고 한듯 하다. 두 번째 배가 와서 타는데 이번에는 어물쩍 현지인 부부와 아이 하나를 태우려 한다. 다시 잠신님이 나서셔서 어필! 하여간 이 ..

암파와 수상시장 ~재래 시장을 관광하는 우리의 자세~

과음으로 쓰리고, 휴대폰 잃어 버려서 더 쓰리다. 나오는 길에 방을 연장했다.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웃고 떠들면서 대충대충 듣는 둥 마는 둥. 하루치 숙박비를 계산하는데 영수증도 없다. 오홍...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람부뜨리 빌리지의 불친절인가? 기분 살짝 상했지만 참았다. 부탁이나 물건 살 때는 영어, 한국어, 태국어 마구 섞어 가며 말해도 상관 없지만, 뭔가 따질 때 그럴수는 없다. 한국 말 화난 투는 꽤나 딱딱할 뿐더러, 인상쓰고 못 알아 듣는 말 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행동이 아닌듯 싶다. 물론 불편하다는 의사를 관철시킬 수도 없다. 사람은 원래 들으려는 말은 어떻게든 이해하기 마련이고, 듣기 싫은 말은 이해력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가 아쉽다. 이 친구들 유창한 영어로 마구 따지면 쪽..

방콕 시내 첫 출정 ~부록 : 별 어려울 것 없는 휴대폰 사는 법~

헝그리한 전망의 방에서 쉬다 17시 쯤 동대문으로 갔다. 오오... 사진으로만 뵙던 사장님이 보인다. (무슨 연예인 보는 기분 ㅋㅋ) 투어 예약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와중에 정신없이 일하고 계셨다. 말을 붙일 엄두가 나지 않아 얌전히 빈자리에 앉아 그 유명한 김치말이 국수를 시켰다. (당연한 얘기지만 동대문의 홀서빙 들은 한글 메뉴를 알아 듣는다.) 정말 맛있었다. 140 밧. 한국에서도 이만큼 맛있는 김치말이 국수는 먹어본 적이 없다. 외국에 나가서 한국 음식을 한다고 그저 흉내낸 맛에서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누구나 먹고 살아야 하니 만만한거 같아도, 누구나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먹는 것인지라, 은근히 정직하고 민감한 것이 입맛이다. 맛 없으면 아무리 친절해도 안가게 되는게 식당..

방콕 도착 ~부록 : 쓸 데 없이 자세한 공항버스로 카오산 가는 법~

태국 시간 13:40 도착. 짐 찾는 곳으로 갔다. 한 발짝 씩 뒤로 물러서면 어떨까 싶다. 자기 가방 보는 데도 지장없고, 가방 꺼내는 데도 걸리적 거리지 않을텐데. 일반버스 이용해 볼까도 했지만 아직 국제 감각이 안돌아왔다. (솔직히 시내버스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볍게 공항버스로 가볼까나~ ...가볍긴 뭐가 가볍나. 지리를 모르니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마침 한국 남자분 3분 중 한 분이 이쯤에서 내려야 하는거 아닐까요? 하시며 말을 걸어 오셨다. 뭐가 뭔지 헤벨레~ 했던 나는 헛! 그런가요? 하면서 창 밖을 보니 버거킹이 보인다. 이미 두 명의 웨스턴이 내리고 차는 막 출발한다. 어쩐다냐... 어물어물 하는데 짐 챙기느라 미처 내리지 못한 한 웨스턴이 차장에게 가서 뭐라뭐라 따진다. 차장..

출발

여행 중에 가장 유용했던 물건을 꼽으라면, 단연 빨랫줄이다. 물론 배낭여행자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요런 식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충전기 셋트는 여러모로 귀찮은 물건이었지만, 여행비용을 제법 줄여준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만큼 건전지가 성능 좋고 싼 나라도 드물다. 혹시나 태국은 어떤가 했는데 성능 그닥,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비쌌다. 라이터는 1인 1개만 휴대 가능하단다. 허리쌕에 있던 라이터 두 개를 미련 없이 검색대 앞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그러나 나중에 숙소 도착해서 짐 풀어보니, 아무 생각 없이 큰 배낭, 작은 배낭 여기저기에 찔러 두었던 라이터가 4개나 나왔다. 물론 방콕에서 호치민 넘어 갈 때도, 호치민에서 다시 방콕, 인천 들어 올 때도, 라이터는 3~4개 씩 있었지만 전혀 문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