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족자 5

Go East. 07. 족자 Jogja -> 브로모 Bromo. 악몽의 시작

떠나기 전날 낮, 그러니까 끄라톤과 따만 사리를 보고 오니, 이젠 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여기저기 여행정보를 찾아 보면서, 브로모 투어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불안했다. 이제는 친해진 여행사 직원 이르완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확실하냐고 재삼 재사 확인했다. 어떤 사람은 에어컨 버스 타고 가다 어딘가에서 내리라더니 에어컨 없는 버스에 때려 싣고 가려 했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껄껄 웃는다. 자기네는 그런 일 없다고. 숙소도 아무데나 내려 준다는데 어떻게 된거냐 물었더니, 내 앞에서 바로 어딘가 전화를 해보고선 다 예약 잘 됐다고 한다. 다만, 족자-브로모-발리 투어는 여행사 연계인데, 자신들은 족자-브로모 이동까지만 관리하고, 브로모부터는 프로볼링고 ..

Go East. 06. 족자 Jogja 숙소, 음식, 그 밖에.

문화 유산은 훌륭한데, 팔아 먹을 생각만 한다. 3억 인도네시아의 중심 종족인 자와족, 그 자와족의 문화적 고향인 족자에 대한 내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고작 5일 정도 있엇던 것 가지고 족자에 대한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무리겠지만, 십인십색의 감상 중 내 감상을 솔직히 말했다. 혹여 족자가 흡족했던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 느낌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이해하시길. 족자는 인니 정부 차원에서도 팍팍 밀고 있는 문화의 고도다. 발리는 독자적인 힌두 문화를 가진 특별 지역이지만, 족자는 인니의 주류 종족인 자와인의 문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홍보를 해봤자 족자는 세계적 관광지가 되긴 힘들겠다 싶다. 그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

Go East. 04. 쁘람바난 Prambanan

벌써 여러 사람들이 일반 버스로 쁘람바난을 여행했다는 정보에 선뜻 일반버스로 나서봤다. 공항과 마찬가지로,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쁘람바난 가는 버스도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와 정류장이 같다. 내려서 한 10분 걸어가야 한다. 길은 제법 걸을만 하다. 무슨 소리냐고? 인니에서 이렇게 보도블럭 넓고 차도와 확실하게 구분된 길은 드물다. 인니의 길들은 보행자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척하니 쁘람바난이라고 써 있지만, 이 곳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이다. 저 빨간 색 표시는 집 모양이 아니라 더 걸어가라는 화살표다. 관광객들이 출입하는 곳보다 더 가깝다. 심지어 나처럼 걸어오는 사람들을 위한 출입문보다 훨씩 좋기까지 하다. ㅋㅋ 겨울이 없는 지라, 흔하디 흔한게 잔디인 나라가 인니다. 저렇게 잔디밭 안으로 주차해도 ..

Go East. 03. 보로부두르 Borobudur와 믄둣 Mendut.

어디엔가 보로부두르도 일반 교통편으로 가는 법이 있었지만, 새벽 일출을 보고 싶은 관계로 그냥 투어로 갔다. 새벽 5시에 출발해야 시간이 맞는데, 그 시간에 일반 교통편이 있을 리가 없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이다. 엄청 쐈는데도 가는 데만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로 간다라... 해돋이에는 못맞췄다. 기름을 넣는다던가 같이 움직이는 버스가 안온다던가 하는 이유로 좀 멈춰서기도 하길레, 기사가 참 느긋하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사원 개방을 6시 반에 하기 땜시 해돋이는 볼 수 없다. (6시 10분 쯤 도착) 인니에서는 해가 보통 6시 쯤 떠오른다. 적도 근처인지라 1년 내내 거의 변함 없다. 벌써 떠버린 해. 그리고 아직은 한적한 사원 앞. 외국인은 이렇게 창구가 따로 있다. 입장료도 물론 다르..

Go East. 01. 자카르타 Jakarta - 족자 Jogja. 분명 해외여행이건만 어쩐지 국내여행 같은 출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 BIPA(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의 랭귀지스쿨)의 정규 과정 사이에 속성 과정을 듣지 않고 스스로에게 방학을 주었다. 이 나이에 방학이라니, 아마도 살면서 마지막 방학이지 않을까 싶다. 인니에서 산 지도 거의 1년이다. ' 여행 온 것'과 ' 사는 것'은 역시 다르다. 서울에 여행 온 외지 사람치고 남산 타워 안가본 사람 없지만, 학교 뒷편이라 막걸리 마시러 그 근처까지 걸어가 본 적은 있어도 올라가 본 적은 없다. 이 곳에 살면서도 대강 1시간이면 갈 자카르타의 남산 타워 격인 모나스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방학 동안 인니 국내(?)를 여행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이 곳에서 알게 된 친구와 자와 섬의 시골을 돌아보기로 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시골은 아직도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