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적응 3

지붕 비 샘 수리

천정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심각하다. 지붕이 세는 모양이다. 집주인 대리인에게 말했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몇달 지나 곰팡이가 피었길레 사진 찍어 보내면서, 이대로 둬도 괜찮겠냐고 했더니 바로 다음날 기술자가 와서 지붕을 고치고 갔다. 말만 해서는 징그럽게 안듣는다. 건물에 파손이 간다는 증거를 직접 보여줘야만 조치를 취한다. 인니에 살면 겪게 되는 스트레스 중, 이정도면 아주 사소한 축에 속한다. 너무 오래되어서 부품도 찾기 힘든 에어컨 같은 게 고장나면 언제 조치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비 새서 천정 곰팡이 스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집주인 손해지만, 에어컨 고장난 건 세입자만 불편할 뿐이다. 못고쳐서 교체할 거면 최대한 늦을수록 집주인 이득이고, 기왕이면 세입자 나가고 나서 새걸로 교체하면 더 좋..

머릿속 책갈피 기능

인니인들은 직장상사가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도, 자기 말할 거 그냥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불이 나도록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계산기 두들겨 가며 숫자 적고 있는 거 뻔히 보이는데도 달려드는 경우를 흔히 겪는다.아마도 자기 말할 것만 신경쓰느라 그럴 수도 있고, 무언가에 대해 집중해 본 적이 없어서 방해 받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인니에 살면서, 현지인이 남이 불러도 못들을 정도로 몰입하는 경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뭔가 계산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때, 계산의 단락까지만이라도 끝내려고 잠시만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면,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내 손이나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안달복달' 기다리는 기척을 노골적으로 보낸다.신경쓰여서 환장하겠다.아무리 교육..

새로운 문화권 적응의 단계

그간, 이만하면 인니에 적응 깨나 했고 이대로 관록이 쌓이면 되나보다 했는데, 최근 비슷한 문화권인 말레이시아를 다녀오면서 인니 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스스로도 좀 의외여서 기록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새로운 문화권을 접할 경우의 단계를 정리해 봅니다. 물론 개인적 체험을 근거로 했으므로, 당연히 신뢰성은 보장 못합니다. 많이 배운 학자들이 돈 써가면서 장기간 관찰하고, 관련 논문서적 조사한 결과물이나 신뢰하는 거겠죠. ㅎㅎ 읽어보시고 각자 잠깐 생각해 볼 꼭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1. 접촉 - 새로운 문화권과 접촉하는 단계 깊은 고찰이 없는 여행의 경우가 이 단계에 해당한다. 섣불리 미루어 짐작하면 오류가 많아 오히려 좋지 않다. 2. 탐색 - 모국의 문화에 대비하여 공통점과 상이점을 찾..

단상 201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