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재래시장 3

여행 중 재래시장에서 흥정해서 정말로 싸게 사는 건 불가능하다.

여행 중 재래시장에서 흥정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까지는 뭐 괜찮다.하지만, 많이 깎아서 싸게 샀다고 좋아하는 건 호구질 당하면서 좋아하는 거나 다름 없다. 흥정은 기본적으로, '부르는 게 값'이던 옛시절의 잔재다.지역마다 물품의 값어치가 다르던 시절엔 가격이란 형성되는 것이지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었다.늘 꾸준히 사주는 단골에게는 싸게 팔았고, 단골이 아닌 사람에겐 좀더 비싸게 팔았다.제 값이란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됐다.뜨내기 외지인에게는 사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가지를 씌워도 괜찮았다.그 시절엔 지역마다 '폐쇄적 공동체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대상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공동체에 도움이 되었다. 정찰제가 아닌 흥정에서는, 구조적으로 사는 사람이 절대로 파는 사람을..

단상 2020.07.10

한국과 다른 소매업 상품 가격 개념

인니 고급 마트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의 신라면 가격은 13,900 루피아입니다. (고급 마트란 게 다른 뜻은 아니고, 외국인이나 상류층 대상의 제품들이 구비되었고, 동일 제품의 가격대도 좀 높게 형성된 곳입니다.) 현재 환율로 1,159원이니, 대략 한국 시세의 두 배 좀 안되네요. 한인 마트 가격은 13,500 루피아입니다. (사진은 깜빡 했네요.)그래도 한인 마트가 좀 싸구나 싶겠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인니에서 가장 매장 수가 많은 대형 마트체인인 '하이퍼 마트 Hyper Mart'의 신라면 가격은 11,990 루피아입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다른 날 가봤더니 프로모션으로 10,785 루피아로 떨어졌네요.판매 촉진을 위한 행사라기 보다는 유통 기한이 임박해서 재고 ..

암파와 수상시장 ~재래 시장을 관광하는 우리의 자세~

과음으로 쓰리고, 휴대폰 잃어 버려서 더 쓰리다. 나오는 길에 방을 연장했다.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웃고 떠들면서 대충대충 듣는 둥 마는 둥. 하루치 숙박비를 계산하는데 영수증도 없다. 오홍...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람부뜨리 빌리지의 불친절인가? 기분 살짝 상했지만 참았다. 부탁이나 물건 살 때는 영어, 한국어, 태국어 마구 섞어 가며 말해도 상관 없지만, 뭔가 따질 때 그럴수는 없다. 한국 말 화난 투는 꽤나 딱딱할 뿐더러, 인상쓰고 못 알아 듣는 말 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행동이 아닌듯 싶다. 물론 불편하다는 의사를 관철시킬 수도 없다. 사람은 원래 들으려는 말은 어떻게든 이해하기 마련이고, 듣기 싫은 말은 이해력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가 아쉽다. 이 친구들 유창한 영어로 마구 따지면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