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의사소통 4

비즈니스 의사소통 하다 보면 가끔 마주치는 멍청이들

1. Q. 구매 대행 의뢰합니다. ABC-123이라는 부품을 그동안 싱가폴에서 받았는데, 이번에 인도네시아 업체와 거래하려고 합니다. 보통 한 번 주문에 1백개, 1년에 최소 1천개는 주문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운송 비용 견적이 얼마나 되나요? A. 1백개 기준으로 부피와 무게가 대략 어떻게 되는지요? Q. 부품 하나 크기가 2cm X 3cm X 6cm 고요, 무게는 100g 입니다. A. 1백개 포장 박스 부피랑 무게가 어떻게 되냐고, 멍충아. 한국말 몰라? 낱개로 살겨? 싱가폴에서 물건 받아 봤으면 포장 박스 크기 대략 알 거 아녀. 2. Q. 현재 인니에 설비 기술자 입국 비자 발급이 가능한지요? A. 인니 이민국의 비자 발급 업무가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한국과 인니 정부의 협약을 통해..

단상 2021.08.09

개떡의 적반하장

"니가 그랬잖아.""내가 언제 그랬어?" "왜 이렇게 말귀를 못알아 들어!" 흔히 벌어지는 말다툼이다.발뺌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모호한 표현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할 때, 사람은 모호한 표현을 깜짝 놀랄 정도로 자주 쓴다.가령 '그 사람 깔끔한 편이야'라는 표현을 예로 들자면...말한 사람은 듣는 사람에게 '그 사람'의 깔끔한 정도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깔끔하다'는 건 모호한 표현이다.1부터 10까지의 레벨로 나눠진 정확한 기준 따위는 없는, 상대적 표현일 뿐이다.내가 봐서 깔끔하면 깔끔한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 기준으로 말해야 한다.말하는 사람이 '그 사람'과 듣는 사람의 양쪽을 알고 있으니, 듣는 사람의 기..

단상 2020.11.18

별의 별 종류의 재능이 다 있지만 학교는 그딴 거 관심 없어요.

30대 중반부터 자전거를 취미로 시작하더니, 수영에도 또 재미가 붙어, 결국 철인 3종경기 대회에도 종종 참가하게 된 친구가 있습니다.어느 날 술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수영이나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 중에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 많다느니,자기도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가끔 선두 서기도 하는 게 신기하다느니,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그러는데 향상 속도가 남다르게 빠르다느니...그러다 그 친구가 문득 이런 얘기를 합니다."굳이 따지자면 난 유산소 운동에 재능이 있었나 봐." 그럴듯한 얘깁니다.서울대 합격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그저 그런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유산소 운동에 재능이 있는지를 측정할 순 없었을 겁니다. (아니, 유산소 운동 재능을 측정하는 고등학교가 있기는 할까..

단상 2017.05.04

통역하면서 느낀 말, 대화, 의사소통의 의미

" 1,2,3번 제품은 감는 작업을 20번 하지만, 4번 제품은 24번 하잖아. 20번 감는 것과 24번 감는 것은 육안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으니까, 색상 표시를 해야 돼. 안그러면 잘못하면 섞여서 잘못 쓸 수 있거든. 그러니까 20번 감은 것과 24번 감은 것을 색상을 다르게 해야해. 지금 20번 감은 거 쓰는게 1,2,3번 제품에 쓰니까 그걸 검은색으로 표시하고, 4번이 24번 감은 거 쓰니까 녹색으로 표시하라고 해. 그렇게 해야 서로 구분이 가고, 안섞여." ... 통역 했다. " 20번 감는 1,2,3번 제품엔 흑색, 24번 감는 4번 제품엔 녹색으로 표시해라. 이유가 뭔지 알지?" " 예." " 뭔데?" " 제품 구분하려구요." " 오케이. 그렇게 해." 끗~ 보통은 한국말을 인니어로 통역한 ..

단상 201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