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약속 3

스케줄이 불확실하면 약속을 잡지 않는 게 예의

예전에 취업비자 받으러 싱가폴에 당일치기로 갔을 때 만난 분이 있었습니다.비자는 대행사에 맡기고 비는 시간에 식물원에 갈 계획이었는데, 그 분도 따라 붙더군요.식물원 같이 다니면서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나이는 60세가 넘어 보였지만, 시종일관 예의를 지키고 소탈한 느낌이었습니다.비자를 받고 헤어지는데, 그 분이 자카르타 나올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합니다.의례하듯 그러는 게 아니라 몇 차례 강조하며 얘기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한 달 쯤 후 자카르타에 나갈 일이 생겼습니다.자카르타 가기 사흘 전, 그 분께 연락을 했습니다.그 분은 스케줄이 확실하진 않지만, 오면 연락하라고 하더군요.것참... 당일 되어서 다른 스케줄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시는지...그래서 굳이 무리하지 마시고, ..

단상 2020.10.16

지딴에는 본의 아니게 약속시간을 번번히 어기는 사람

'지딴에는 본의 아니게' 약속시간을 습관적으로 어기는 사람은 두 종류로 분류해봤습니다. 1. 늦는지 뻔히 알면서도 눈 앞의 일을 놓지 못해서 제 시간에 출발을 못하는 부류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기적인 것과는 약간 다름)이 강하지 않나 싶습니다.다르게 말하면 현재에 충실한 성격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나중에 벌어질 일보다는 당장 눈 앞의 일에 신경이 더 쓰이는 건 자연스런 일이지요.이렇든 저렇든 어쨌든 계획성이 부족한 겁니다.약속 지키는 사람은 할 일 없어서 약속 지키는 거 아니지요.재미있는 건, 이런 사람 중에 주변에 인기가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현재에 충실하다는 건, 지금 같이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다음 약속이 돼있는 사람이 피해를 보겠지만요. 2. '아무 문제 없을 경우' ..

단상 2017.06.21

[회사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10. 직급이 높을수록 말에 무게가 있을까?

아직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는 푸르른 새싹들의 아름다운 인식을 깨부수고자 몇자 적어 보는 연재입니다. "어떻게 부장씩이나 돼서 말을 바꿀 수가 있어!" "사장님이 다들 듣는데서 한 말씀이라 믿었는데... 헐..." 이런 불만, 회사 생활 하다 보면 드물지 않다. 지위가 높을 수록 말에 무게가 있다는걸 너무 일반화 해서 벌어지는 착각이다. 자신의 말을 부정하거나, 신용받지 못함으로써 느끼는 수치심은 개인적인 양심의 범주다. 하지만 그 양심을 조직의 영역으로 확장하면 어떨까? '회사를 위해 회사 조직의 일원으로서 한 발언이고, 철회하는 것도 회사를 위한 일이었다'라고 합리화 한다면, 개인적인 양심이 자극 받는 상황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신을 인간 개채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일원으로..

단상 201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