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상업지구 3

[한국 방문 2022] 3. 복귀

안양에 갈 일이 있었다. 마치 섬처럼 혼자 허름했던 낡은 건물.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재개발이 늦어지는 건물인가 보다. 도로를 경계로 한 편은 신식 건물들이, 반대편은 몇 십 년 되어 보이는 낡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보행자 도로 한복판 전동 킥보드가 놓인 걸 자주 봤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어느 날, 전동 킥보드를 탄 고등학생이 걷고 있는 나를 추월해 10여 미터 가다가 보행자 도로 한복판에 멈춰서더니, 그대로 두고 학원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 버리는 걸 우연히 보게 됐다. 머뭇거리거나 주변 신경 쓰는 기색도 전혀 없었다. 수도 없이 그랬던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웠다. 차라리 껄렁거리는 티라도 있었으면 그러려니 할텐데, 그저 교복 입은 차림새가 평범해 보이는 학생이었다. 평범한 학생, 여기저기 흔하..

여행기?/한국 2023.07.28

한국 방문

올해 한국에 갔을 때는 마침 의원 선거가 한창이었습니다. 광명사거리가 난리도 아니네요.저도 기분 좋게 국민의 권리를 행사했습니다.자한당 개박살에 일조를 한 거 같아 흐믓합니다. 경찰서 삼거리 앞 횡단보도에서 찍었습니다.이정미 전헌법재판관 이후로 머리에 헤어롤 달고 다니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이 됐나 봅니다. 이제 와서 사진을 보니, 만약에 신고 당했다면 꼼짝없이 성범죄 혐의로 잡혀갈 뻔 했네요.제가 그럴 의도가 있든 없든, 상대방이 기분 나쁘면 무조건 잡아 넣는 게 요즘 한국 분위기니까요. 30년이 넘은 철산 상업지구의 터줏대감, 꼬마도깨비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딱히 독특한 메뉴랄 게 없는, 그야말로 그냥 호프집이라는 게 이 곳의 특출난 점입니다.그래서 손님 대부분이 연배가 좀 있습니다.그에 비하..

근황 2019.01.30

눈 내린 광명시

한국 가면 눈이나 실컷 봤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말 실컷 봤습니다. 일단 맛배기로 살짝 내려줬더군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제법 많이 내려 주고요. 그러고 나서 대박 내려주더만요. 광명시 살면서 이렇게 많이 내린 눈은 처음 봤습니다. 평생에 다섯 번 째 안에 들고요. 눈이 꼭 낭만인 것 만은 아니죠. 누군가에게 눈은 그저 엿같은 일감일 수도 있습니다. 계급 없는 평등한 사회요? 계급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니 돈 많이 법시다. ㅋㅋ 누가 만들었는지 재미있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여전히 가게에서 일해야 하는 알바의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제가 인니 돌아온 후에도 눈 제법 많이 내렸다고 하더군요. 아, 이제 슬슬 날 풀리고 있겠군요.

근황 201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