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사회 초년생 3

[특이했던 사람] 2. 어느 신입 사원

나이는 서른 셋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력서도 그 나잇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대단하지만 대단하기만 한 스펙인, 그저 그런 내용이었다. 면접을 봤지만 영업 업무에 전혀 맞지 않았다. 취업률 100%를 달성하고자 했던 인력업체 대표 새끼가 사장에게 청탁해서 억지로 밀어넣지만 않았다면, 평범하게 서로 지나쳐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인연이었다. 그래도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됐으니, 어떻게든 잘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외국인 고용 정원 추가와 취업 허가를 내려면 두어 달 걸리기 때문에, 보통 입사 예정자는 귀국해서 대기한다. 입사가 결정된 신입도 일단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인력업체에서 연수 받는 동안 있었던 짐을 맡겨도 되겠냐 물었다. 무슨 짐인지도 모르..

그래도 되니까

인니 살면서 이런 인간 흔히 본다. 특히 20대 후반 ~ 30대 초반, 소위 사회 초년생이라는 청년들의 변화는 드라마틱 하다. 갑질의 천국인 한국의 사회 구조 상, 청년들 대부분은 갑질의 피해자 입장이다. 하지만 인니의 한국 기업에 취직하면 신입이라도 현지인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위치에 선다. 그리고 어느새 자기 직장 상사, 사장의 사상에 경도되어 현지인들을 하등한 인간 보듯 한다. 개설 초기부터 정기적으로 읽고 있는 어느 청년의 블로그에 그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초기 포스팅에는 임금 착취하는 한국인이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논조였으나, 언젠가부터 답답하고 근시안적인 현지인 근로자를 비난하는 시각이 글에 드러난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겨..

단상 2021.05.13

요즘 사회 초년생들 좀 이상해 보입니다.

뭐 좀 가르쳐 주려고 하면 변명을 하느라 정신 없더군요."난 그런 뜻 아니라...""사실 전 이 걸 이러려고...""원래 이 거는 이게 아니라..."신입이 못하는 거 당연하고, 그거 갖고 혼내거나 불이익 줄 생각 없다고 몇 차례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어요.본능에 각인된 거 같아 보여요. 네 의도 따위는 관심 없고,그냥 이 것의 결과물은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거고,너한테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하려면 내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니,그냥 못한다 인정하고 따르라고,그리 말을 해도 못고치는 거 보면 이미 본능에 각인된 거겠죠 뭐. 학교나 학원 같이, 입맛에 맞게 가르치고, 시험 보고, 점수 주고, 증명서 발급해주는 건, 돈 내고 배우는 곳에서나 해주는 거죠.돈을 낸 고객이니까요.회사에서 돈 받고..

단상 2017.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