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빠넨조안 3

[Bukit Panenjoan] 3/3. 돌아가는 길

앞뒤로 인가가 한참 떨어진 시골길 한편 그늘 한조각 아래 오토바이 행상이 쪼그려 앉아 쉬고 있다.어디나 매한가지지만, 인니는 한국보다 더 땀 흘려 먹고 살기 만만치 않은 곳이다. 서민들 소비 가격대가 워낙 자잘하기 때문에 이문도 쥐꼬리만 하기 때문이다.바소 Bakso 한 그릇에 500원 정도이니 많이 남겨봐야 200원 정도, 백 그릇을 팔아야 손에 쥐는 건 겨우 2만원인데, 100 그릇 팔릴 리도 없고, 그만큼의 재료를 싣고 다닐 공간도 없다.그 장사거리마저도 이미 다 각자 한 구역씩 꿰차고 있고, 마을마다 텃세가 심해 쉽지 않다. 힘들게 일해서 버는 돈이 워낙 적으니, 일하지 않아서 벌지 못하는 손해도 적다.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삐대다 보면 그래도 점심 한 끼는 떼운다.그래서 많은 인니 남자들은 놈팽이가..

[Bukit Panenjoan] 2/3. 시골 꼬꼬마들 데이트 코스 정도?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좀더 걸어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오래된 공장 건물이다. 그 공장 건물 옆 우리엔... 사슴이 있다.인니에서 처음 보는 '귀여운', 어릴적 동화 속에서 본 이미지의 그 사슴이다.전에 봤던 사슴들은 사슴치곤 거대해서 전혀 귀엽지 않았다. 거위와 칠면조도 있다.얘네는 굳이 가둘 필요가 있나 싶지만, 거위가 한 번 울었다 하면 정말 개가 짖듯 울어댄다. 전망대로 가는 길 나름 깔끔한 화장실도 있다. 폐공장인 줄 알았는데, 멀쩡히 운영 중이다.차 공장이었다. 시르삭 Sirsak 이라는 과일, 영어로는 Soursop속살은 하얀 색인데, 보통 갈아서 주스로 마신다. 독특한 신맛이 나는데, 요구르트 신맛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맛이다.몸을 차게 해주고 더운 날씨 입맛을 돋워 줘서, 예전..

[Bukit Panenjoan] 1/3. 시골길에 숨은 멋진 경치

뿌르와까르따 Purwakarta 근교 부낏 빠넨조안 Bukit Panenjoan 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bukit [부낏] 은 언덕이라는 뜻이고, panenjoan [빠넨조안] 은 '전망하다', '탁 트인 경치를 살피다'라는 뜻의 tenjo 라는 순다어의 명사형입니다.의역하면 '전망 좋은 언덕'이라는 뜻이 되겠네요.뿌르와까르따 관청의 관광 홍보 전단에 나오는 여행 명소 중 한 곳입니다만, 그닥 기대는 안했습니다.외딴 오지도 아닌 지역이라 어지간히 괜찮은 관광지였다면 이미 널리 알려졌을텐데, 그렇지 않다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오토바이 타고 설렁설렁 다녀왔습니다. ========================================================= 출발한 날, 마침 날씨가 매우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