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매너 2

뭘 자꾸 하려는 게 문제

좋아하는 상대에게는 뭘 자꾸 해주고 싶다는 생각부터 든다. 꽃다발이라던가, 맛집이라던가, 사람 많은 곳에서 공개 프로포즈라던가. 좋아하면 다행인데, 싫어하면 역효과다. 몰라준다고 섭섭해하기도 한다. 뭘 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내 생각에 좋은 걸' 상대하게 강요하는 꼴이 된다. 부모가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면서 강요하면 자식은 진저리를 친다. 자식을 위한다기 보다는, 자기 욕망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도 별로 고프지 않고, 입맛이 없는 손자에게 억지로 밥 권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겠지만, 손자 입장에선 참고 받아줘야 할 강요다. 손자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만, 사실 그저 할머니의 만족이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건 온전한 배려다. 뭘 한다는 건 ..

단상 2024.03.08

좌변기의 시트는 왜 내려두는 것이 에티켓인지에 대한 추측

옛날에 만나고 옛적에 헤어진 여자친구와 좌변기 시트를 내려 두는 게 매너라는 주제로 다툰적이 있습니다. 저는 좌변기 시트를 내려 두면 물이 튀는 등 오염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올려 두는 게 더 효율적이고 청결하다고 생각했습니다.여자친구는 이유는 설명 못하지만 어쨋든 좌변기 시트를 내려 두는 게 매너라고 하더군요.꽤 집요한 성격이었던 저는 여기저기 물어 봤는데, 대부분은 뭐 그딴 걸 물어보느냐는 반응이었지만, 성실하게 대답해준 모든 여성들과 일부 남자들이 좌변기 시트를 내려 두는 게 예의라고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결정적으로, 우리 엄마도 그렇다고 해서 '일단은' 내려두는 게 예의인 걸로 받아 들였습니다.하지만 아무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납득은 안됐습니다. 무려 십여년을 지난 어느 날 문..

단상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