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거의 항상 여유는 있어.돈으로 거의 대부분을 살 수 있는 세상에서, 금전적 여유는 곧 마음의 여유니까.그런 의미에서 돈을 빌려줄 여유도 늘 있는 셈이지.여유 한도 내에서는 군말 없이 빌려주는 편이야.친분이 있는 사람이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됐을 때, 내가 빌려줄 수 있다는 것도 기분 괜찮은 일이니까.어차피 여윳돈에서 빌려주는 거라 꼭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떼먹힐까봐 걱정하는 스트레스가 큰 것도 아니고.그런데 말야, 이유 묻지 않고 선뜻 빌려주다 보면, 빌리고 갚는 일이 잦아지는 사람이 꼭 나오더라고.처음에는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묻다가 나중에는 별 부담없는 표정으로 "빌려주세요"라고 한단 말이지.아마도, '당신 여유 있는 거 알아요. 저 빌리면 꼬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