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도시 2

자연에서 산다는 건 벌레와 함께 산다는 것

바퀴벌레를 보면 비명도 못지르고 도망 갈 정도로 곤충에 대한 공포증이 심합니다.살고 있는 곳이 워낙 공기 좋고 물 맑기로 인근에 소문난 지역이라서 그런지, 집에 잘 먹고 훌륭하게 자란 바퀴벌레가 워낙 심심찮게 출몰을 하다보니, 지금은 "우웩 씨부얼~" 하면서 휴지로 때려 잡는 정도는 됩니다. ("씨부얼~"은 욕이 아니라 본능을 극복하고자 하는 일종의 기합입니다.)그것도 한국인들이 가장 무서워한다는, 크기가 엄지 손가락 만하고 위급하면 푸더더덕 하는 소리를 내며 날 수 있는 그런 놈들을요.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에요. 하루 집을 비운 적이 있었는데, 다음 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식겁했습니다.바퀴벌레가 한 두 마리가 아니었는데, 그 중에는 서로 꽁무니가 붙이고 사랑을 나누는 열정적인 커플도 있었지요.무심코..

다른 것에 대한 배척

전에도 한 번 얘기했나 싶은데, 예전에 살던 집 방에 새들이 들어왔습니다. 요녀석들 집을 아예 옷장 뒤편에 지었더군요. 출입구는 에어컨 호스 틈새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내쫓았습니다. 같은 녀석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제 방 창문 위 쪽에 부시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급기야 이런 식으로 마른 풀들이 비져 나오더니, 아기새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저 곳에 집을 지었더군요. 열대 기후답게 사람보다 초록의 세가 강한 지역입니다만, 그래도 공해라면 만만치 않은 곳이 인니입니다. 폐차라는 개념이 없는 나라라, 매연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참 자연과 가까운 삶입니다. 언젠가 우리 곁에서 자취를 감춘 생물들은 어쩌면, 매연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획적이고 ..

단상 201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