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꼰대 8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능가.

1960년대까지 결혼식에서 애국가 부르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 남자 장발은 걸리면 바리깡으로 밀었고, 미니스커트도 단속했다. 관련 법령은 1988년 12월31일까지 존재했다 1980~81년엔 사람들 마구 잡아다가 삼청교육대에 집어 넣었다. 1981년까지 0시부터 4시까지 밖에 다니면 경찰서 유치장에 갖혔다. 1988년까지 단순 관광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지도 못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군대에서 딱히 간부 눈치를 보지 않고 하급자 구타나 가혹행위를 했다. 1994년까지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 흡연 가능했다. 1997년 IMF 이전에는 직장 상사가 형, 삼촌, 사장이 아버지와 같다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회사를 가족처럼', '직원이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같은 드립의 근본이 이 때였다. 1..

시사 2023.12.29

예전은 좋은 시대였고, 지금은 불행한 시대일까?

지금의 2030 세대가 윗세대의 청년 시절 때에 비해 더 불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윗세대 때가 더 힘들었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2030 세대는 윗세대 때보다 '더 불행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불행은 감정이다. 감정은 정량 비교 할 수 없다. 불행은 결핍감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결핍은 비교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더 분명하고 수월해졌다. 동류들과 분노와 불행의 감정을 나눠 증폭되기 쉬워졌다. 더 불행함을 느끼는 이유는 정보 공유 기술의 발전 탓이다. 요즘에 비해 사회와 기술 발전이 뒤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은 틀렸다. '더' 힘들다는 비교는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80, 90년대가 지금보다 뒤떨어진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대였다. ..

시사 2023.09.01

나이 서열이라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결혼만 해도 위아래 3~4살 정도 여유는 줍니다. 안그러면 매칭율이 너무 낮아지니까요. 그런데 친구는 동갑만 먹어요. 심지어 동갑인데 기수로 나누기도 하고. 거기에 '빠른'까지 들어가면 개족보 꼬이고 난리도 아닙니다. 지랄도 참 개지랄이죠. 그깟 나이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1월1일생이 12월 31일생에게 형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건 지랄의 극치입니다. 그게 다 나이로 서열 가르는 군대식 문화의 대가입니다. 가장 가까운 인간 관계를 가족, 연인, 친구라고 하잖아요. 근데 나이 먹고 친구 먹을 사람 만나기 힘들죠? 동갑이라는 조건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친구가 될 사람 후보군이 확장되는 겁니다. 위아래 1살 터울만 허용해도 친구 후보군이 세 배로 늘어납니다. 쓰잘데기 없는 서열 문화만 버리면, 당신의 친구가..

단상 2021.06.17

학생이 퍼머나 염색을 하면 타락한다?

예전엔 일정 부분 맞는 얘기이긴 했지요.권위주의가 팽배했던 그 시절엔 규격화 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었으니까요.무조건적인 복종이 덕목이었던 그 시절, 학칙에 따르지 않는다는 건 죄악이었습니다.그러니, 대놓고 그 학칙을 어기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곧 반사회적 또라이였지요. 요즘 와서 퍼머나 염색이 학생을 망친다는 건, 꼰대들의 한심한 우기기입니다.탈선 청소년이 퍼머나 염색을 할 수는 있겠지만, 퍼머나 염색이 청소년을 망치는 원인이 될 수는 없어요.깡패는 보통 문신을 합니다만, 문신을 했다고 해서 멀쩡한 사람이 깡패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모두가 획일적으로 스포츠 머리로 깎고, 교련복을 입고 전투훈련을 받던 그 시절에도, 퍼머나 염색은 학생을 타락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심성을 표출한 결..

시사 2019.04.06

몇백 몇천명 관리하는 게 대단하긴 하겠지.

20대 한국인 젊은 여성이 한인 식당에서 술취한 50~60대 한국인 중늙은이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을 보고 몇 자 적습니다. 인니 한국 교민 남성 중에 마음만 먹으면 현지인 여성 아무나 다 어떻게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인간들이 꽤 있지요.현지인을 비하하는 인식에서 비롯되어 '자기가 현지인에 비해서는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다가,'자기가 원래 대단해서 그런 줄'로 착각하게 되고,급기야 같은 한국인에게까지 같잖은 수작을 부리는 중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남자인지라 성희롱은 당해 본 적 없지만, 턱 쳐들고 배 내밀며 훈계하는 인간들은 종종 마주칩니다. 그렇게 변할 만도 하겠지요.한국인이 인니에서 직장을 다닌다면 기본적으로 관리직인데, 몇 십명에서 많으면 몇천 명 이상을 관리합니다...

[언어로 인한 생각의 전환] 01. Boleh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와 밴저민 리 워프는 '언어는 사고 체계를 결정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을 세웠다.최고의 단편SF작가로 꼽히는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순차적으로 표현하는 인류의 언어 체계와 달리, 통시적으로 표현하는 외계 언어를 습득한 언어학자가 현재를 보면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통찰하게 되는 사고체계의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 이야기의 토대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외국어를 깊게 이해한다는 건, 그 사고 방식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외국어에 대한 배움이 점점 깊어지면서 사고방식이 바뀌게 되는 건 실제로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한국어와는 다른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서, 내 사고와 관점의 영역을 넓혀준 단어에 대해 끄적여 보려 한다. boleh 의 한..

회사 민주화 충돌 - 독재를 옹호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

노년층 꼰대나 수꼴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보면, 대부분 독재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더 나아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독재로 타개해야 한다는 인간들까지 있다.민주화 이후 속속들이 나오는 독재 시절의 만행에 관한 기록들을 보면, 감시와 탄압도 많았고, 주로 희생을 요구하는 '그리 안좋은 시절'이었는데, 그들은 왜 그 시절을 미화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그 시절을 살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실마리를 찾았다.아직까지 구시대 체제가 주류를 이루는 곳,구시대 체제를 내가 직접 겪어 봤던 곳,이젠 내가 소위 꼰대나 기득권 취급을 받는 곳,이제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끓기 시작하는 곳,바로 회사다.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독재를 옹호하는..

시사 201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