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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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II 05. 바깥 세계에 대한 동경

명랑쾌활 2018. 7. 18. 10:14

누렁이가 새로 이 구역 짱 먹었나 보다.

깡패는 이 근처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악녀 쿠로짱은 아무나 상관없다는 눈치다.


띵이의 애정 공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제 깜이 혼자 있으려는 곳에도 침범하고 있다.


누렁이가 새로운 놈과 한 판 붙었다.


보기에는 누렁이가 이긴 거 같지만, 새로운 놈이 한결 여유롭다.


아무리 봐도 누렁이의 패배다.

소리만 요란하지, 자세는 완전히 쫄았다.


특이한 곳에서 특이한 자세로 자는 걸 좋아하는 깜이


띵이의 나무타기 실력은 나날이 발전한다.

저렇게 끝까지 올라가면 마치 나갈 곳이라도 찾는듯 두리번 거린다.

밖에 나가고 싶어하기 시작한 거 같다.


아직은 그래도 형제 간이 가장 가깝다.


담배 피우러 나가면 쪼르르 달려 와 귀여운 지랄을 하는 촌닭


아침에 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문 앞에 와 기다리는 쿠로짱


돈의 참맛을 알아가는 깜이


가끔 얘가 왜 이러는지 도대체 모르겠는 자세를 취하고 잔다.


나무타기를 연마하던 띵이는 마침내 저 곳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됐다.

빨래걸이를 타고 올라가, 나무로 된 창틀 모서리를 발톱으로 잡아채며 뛰어, 실외기 선반을 붙잡고 올라 간다.


뒷마당 방충망까지 뛸 용기는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하지만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욕망은 분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