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많고 적고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이기적인 본성이 있어요.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욕구를 굳이 나쁘게 볼 필요 없어요.
그건 자연스러운 겁니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를 실감하지만, 결국 타인과 자신은 다른 존재니까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그 본성을 죄악시 하는 것 뿐입니다.
부부 사이에도 각자의 사생활을 보장 받는 영역이 있으면 부부생활이 더 원만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적 공간이 없으면, 타인과 공존함으로써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쌓여, 타인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이 됩니다.
자기 스트레스(짜증)의 근원이 늘 붙어있는 배우자 때문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건데, 사회적 요구에 따라 훈육되고 절제를 강제 받아 인위적으로 주입된 겁니다.
맘대로 한다고 해서, 맘대로 사람 죽이고 훔치라는 거 아닙니다.
그저 홀랑 벗고 양말만 신고 있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 자기 공간 정도만 있어도 꽤 많은 부분이 해소됩니다.
그 공간만큼은 침해받지 않으면 됩니다.
나는 돈 벌어 오는 기계냐, 나는 가족을 위해 살림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 노예냐 하는 게 바로 정체성의 회의입니다.
'왜 나는 누군가의 '무엇'으로만 존재를 규정 받을 수 있지?' 라는 원초적인 의문이지요.
학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가장으로서, 주부로서, 남자로서, 아이로서, 지도자로서...
어떤 사회적 역할에 따라 그에 합당한 처신을 끊임없이 요구받고 (교육 받은대로) 연기합니다.
그 역시 자기 자신은 맞지만, 거기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이라는 실체가 희미해지는 걸 느끼는 겁니다.
바로 독립적 객체로서의 이기심이 극도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연예인들에게 강박이나 공황 증세가 빈번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이타심은 좋은 거고, 이기심은 나쁜 거라는 개념은 사회 유지를 위해 만들어지고 세뇌된 것일 뿐입니다.
어느 한 쪽을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에요.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탈이 나는 거고요.
자연스럽게 만들면 탈이 안납니다.
이기심은 배제해야 할 악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며, 이타심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이기심을 충족시킬 기회가 있으면 아주 좋아집니다.
가끔 내 맘대로 하는 것도 필요해요.
끊임없이 억눌려 왔던 이기심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