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Lombok] 09. 승기기는 충분히 발전한듯

명랑쾌활 2016. 3. 5. 11:00

오늘은 승기기로 넘어가는 날이다.

아침 8시 40분, 짐을 꾸려 숙소 입구로 나섰다.

숙소 관리인 치꼬와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인사 나누고 좀 있으니 봉고차 한 대가 숙소 앞에 도착했다.

차 한 대 드나들 너비의 길이라도, 차가 드나들 수 있다면 군소리 없이 들어 오는게 인니다.

 

달리다 보니, 어제 길 잘못들어 만났던 큰 길 초소가 보인다.

왼쪽 화살표의 작은 길에서 나오다, 오른쪽 화살표의 초소에 앉아 있던 경찰들과 눈이 마주친 거다. ㅋㅋ

 

화물 트럭 뒤편에 인부들이 타고 가는게 워낙 일상적이다 보니, 앉아서 전방 경치 구경하면서 가라고 아예 앉을 곳을 만들어 놨다.

인니에서는 고속도로에서도 트럭 뒤에 사람들이 타고 다닌다.

심지어, 고속도로 유지보수 하는 차량도 그렇다. ㅋㅋ

 

마따람 시내 근처에 몇몇 군데 눈에 띄던 중국식 묘지

나중에 중국계 인니인인 여행사 사장에게 물어봤는데, 고조, 증조 때 롬복으로 넘어온 화교의 후손들이 많은데, 그들이 세운 묘지라고 한다.

그럼 지금도 중국 문화를 지키고 사는 거냐고 물었더니, 다 그런 건 아니고 대다수는 인니에 거의 동화됐다고 한다.

그 여행사 사장도 부인은 인니인이라고 했다.

 

왕복 2차선 도로에 신호로 꽉 막히자, 내가 탄 봉고차가 중앙선 넘어 마구 달려 교차로까지 왔다. ㅋㅋ

이러다 신호 바뀌면 본래 차선으로 슬금슬금 밀고 들어간다.

차로 먹고 사는 입장이니까 괜찮다는 주의다.

먹고 사는 문제로 법을 어기는 건 괜찮다는 정서는 한국도 고질적이지만, 인니는 좀더 노골적이다.

 

부미 아디띠야 Bumi Aditya 호텔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

입구 옆에 단출하게 만든 여행사 사무실이 있다.

저기 보이는 풍채 좀 있는 아저씨가 위에 얘기한 중국계 인니인 여행사 사장님이다.

 

아고다 평에 큰 길에서 꽤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게 단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 여행사에서 바로 스쿠터를 렌탈했다. (1일 5만 루피아)

 

200m 정도니 짧은 거리는 아니다.

근처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

스쿠터를 빌리길 잘했다.

나중에 체크아웃 해서도 스쿠터 타고 나가서 반납하면 되니 좋다.

 

그럴듯 하다.

가격 대비 아주 양호하다.

 

하지만 저렴한 방은 구석으로 들어간다. ㅋㅋ

담 너머 옆집도 한창 공사중이다.

 

그래도 양호하다.

통행로나 전등도 깔아 놓고 나름 분위기를 냈다.

 

전형적인 인니 스타일의 숙소 형태다.

 

지은지 얼마 안되는 곳 답게 깨끗하다.

 

바로 옆에 머스짓 Mesejit (이슬람 회당)이 있다는게 함정.

싸면 다 싼 이유가 있다. ㅋㅋ

친구나 나나 아산 Azan (하루 5회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에 이미 둔감해졌기 때문에 별 상관 없다.

새벽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 우렁차게 울리는 소리에도 깨지 않고 잘 잔다.

예민한 사람들은 참기 힘들거다.

 

바로 승기기 근처 롸이딩을 나섰다.

예전에도 좋았는데, 지금은 도로 정비가 다 끝나서 더 쾌적하다.

 

빌라 한뚜 Villa Hatu (유령의 집)

 

못보던 것도 생겼다.

아마 경치 좋은 곳에 레스토랑 지으려다 사정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곳에 야매로 운영하는 모양이다.

인니인들은 귀신을 심하게 무서워 하기 때문에 정말 귀신이 나오는 곳이면 이런 장사 못한다.

 

이곳저곳 목 좋다 싶은 곳은 산 깎아서 공사가 한창이다.

 

예전에 롬복 왔을 때 들렀던 경치 좋은 곳도 반갑다.

 

롬복은 어느 곳이나 물이 맑다.

 

예전에 왔을 때는 한창 공사 중이었던 곳이다.

이젠 깔끔하게 공사가 끝났다.

 

같은 장소를 2010년도에 왔을 당시 찍었던 사진

 

길리 3형제가 한눈에 보이는 뽀인트다.

바다가 워낙 맑아서 바닷속 지형이 멀리서도 보인다.

 

경치는 좋지만, 스쿠터 초보자에겐 위험한 곳도 있다.

 

 

 

핸들 조작 잘못해서 도로 밖으로 이탈하면 바로 쑝 날라 바다로 입수하는 뽀인트

이 곳도 반갑다. :)

 

2010년 당시 찍은 사진

이때에 비해 도로가 좀더 깔끔하게 정비됐고, 갓길도 시멘트로 보강했다.

 

길리 3형제를 왕복하는 퍼블릭 보트 선착장이 있는 방살 항구 Pelabuhan Bangsal 도 제법 번화해졌다.

예전엔 거의 현지인 대상 가게나 일반집만 있었는데, 이젠 서양인 대상 음식점이나 숙박업소도 여기저기 눈에 뜨인다.

 

마침 시간도 대략 점심시간 때라 가장 장사 잘돼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인니에 꽤 살았으니 여행 가면 저렴한 현지 서민 식당 가서 밥 잘 먹는줄 생각할 수도 있겠다.

뭐 그렇긴 하다.

특유의 향이 나는 현지 서민 음식도 맛있게 잘 먹는다.

어느 정도 적응 되어 어지간하면 탈도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현지 식당 식재료가 어떻고, 조리를 어떤 환경에서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왠만하면 가지 않는다.

외국인은 비위생적인 환경에 내성이 약하기 때문에, 현지 서민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수준의 식재료에도 탈이 나기 쉽다.

그래서 외국인 대상 식당은 위생 수준이 어느 정도는 보장된다.

 

서민 음식은 저렴하다.

저렴하려면 '탈이 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저렴한 식재료를 써야 한다.

여기서 탈이 나지 않는 한도는 그 지역 현지 서민들이 기준이다.

풍토가 다르고, 내성이 다르다.

가뜩이나 여행자는 피곤하기 때문에 저항력이 약한 상태이기 쉽다.

현지 서민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여행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요컨데, 현지 서민 음식도 먹을 수는 있지만, 굳이 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면 하지 않는게 좋다는 얘기다.

뭐 그렇다고 현지 서민 음식을 먹는게 중요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견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각자 다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다르니까.

탈이 난다는 리스크를 감수할 마음이 있다면, 의외로 맛있어서 즐겁게 만드는 현지 음식들이 많다. :)

 

뒤뜰로 이어진 통로에 떡하니 앉아 졸던 고양이가...

 

음식이 나오자 냉큼 다가온다. ㅋㅋ

 

방살 항구 사거리에서 마따람으로 향하는 산길로 향했다.

롬복 관광지도에도 몽키 포레스트라고 나온 지역을 지나간다.

 

전에는 수줍어 해서 몇 마리 못봤던 원숭이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하긴, 벌써 5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먹이를 줬겠나.

사람이든 동물이든 편한 쪽으로 변하게 마련인가 보다.

원숭이들도 더 편한 비즈니스 모델에 익숙해졌을 거다.

먹이의 댓가는 야생성이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엇을 받았다면, 그 무엇은 반드시 기존의 자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는 곧 기존에 갖고 있던 무언가의 소멸이다.

그게 무형적 가치든 유형적 가치든.

받는 자뿐만 아니라 주는 자 역시 인식해야 한다.

준다는 건 상대의 무엇을 파괴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건, 자기만의 선의 따위로 쉽게 정당성이 부여될 만큼 가벼운 일이 아니다.

선의로 인해 망쳐지는 경우는 흔하디 흔하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이 행하는 일을 끊임없이 자각해야 한다.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들이 곧 자신의 삶이고, 자각하지 못한다면 책임질 수도 없다.

 

산길 모퉁이 휴게소도 여전하다.

인니 생활 8년차 답게, 친구는 경계석 사이사이의 용도를 가르쳐 주지 않아도 바로 이해하고 잘 사용한다. ㅋㅋ

 

이런 경치를 바라보며 싸는데 어찌 호연지기가 용솟음 치지 않을 수 있겠능가!

역시 소변은 탁 트인 경치를 보며 싸는게 가장 호쾌하고, 대변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싸는게 가장 서정적이다.

 

산 너머 내리막 코스에는 산골 마을 사람들이 장사하는 곳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각종 먹거리를 파는데, 그중 명물이 저 페트병에 담아 파는 사탕야자 수액이다.

어어어어엄청나게 달다.

저걸 정제하면 야자설탕이 되고, 발효시키면 브럼 Brem 이 되고, 브럼을 증류하면 아락 Arak이 된다.

개미들이 저 냄새에 환장을 하니, 혹시 구입하는 사람은 보관에 주의할 것.

 

다시 승기기 시내에 도착해서 예전에 왔을 땐 몰라서 못갔던 바뚜 라야르 언덕 Bukit Batu Layar 에 올랐다.

사실 이번에도 알고 간건 아니다.

그냥 지나치다 왠지 전망 좋은 언덕 꼭대기로 이어질 거 같은 길이 눈에 띄여서 가봤는데, 경치 정말 좋았다.

 

오르는 길 내내 왼쪽으로 승기기 북쪽의 풍경이 펼쳐 있다.

 

고개를 넘어 가장 좋은 목에 원두막이 있다.

한량 아저씨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어떤 아저씨는 한국인 운전기사를 몇년 했다는니, 어떤 아저씨는 아는 한국인이 작은 산 하나 통째로 산 곳이 있다느니...

예전 식당 사장님은 누구나 잘 알고 있었다. ㅎㅎ

 

승기기 남쪽과 저 멀리 마따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경치 끝내준다.

 

길을 따라 더 올라가 보니, 공사 중인 길이 나온다.

 

여기에 스쿠터를 세우고 담배 한 대

 

안전시설 따위는 없다.

떨어지면 그냥 뉴스에 나오는 거다.

그나마도 떨어진 사실을 누군가 알아야 가능하다.

 

이 길을 쭈욱 내려가서 쑝 날면 바다로 퐁당 할 것 같다.

 

이 곳은 고급 개인 빌라촌이다.

여기저기 렌탈 및 매매 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

 

고급 빌라라면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수영장 정도는 있어 줘야한다.

저런 곳에 금발미녀들을 풀어 놓고, 비치 남방에 썬그라스, 한손엔 칵테일, 시가를 입에 물고, 비치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능글능글 웃으며 미녀들 노는 모습을 내려다 본다면 얼마나 멋지게 싼티나는 삶인가!

아, 배도 좀 나와줘야 한다.

가슴털도 부숭부숭 있어줘야 그림이 나올텐데, 심어야 하나 고민 된다. -ㅂ-

 

바뚜 라야르 언덕 오르는 길

바뚜 볼롱 힌두사원 Pura Batu Bolong 에서 조금만 남쪽으로 가면 있다.

 

바뚜 볼롱 사원 옆의 굽은 코너길

전에 왔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어쩐지 중국스러운 분위기의 정자가 들어섰다.

 

밑에 바뚜 볼롱 사원이 보인다.

그런데... 입구에 붙은 표시는 나찌 철십자 문양 아닌가!?!? @_@;

 

절 만자는 卍 이거다.

이거 어찌 된거지? =_=

 

여기 해변은 애들이 빨개벗고 해수욕 하는 곳인가부다.

예전에 왔을 때도 왠 초딩 저학년 정도는 되보이는 여자애가 빨개벗고 놀더니... ㅋ

 

숙소 들어가 쉬다 저녁 먹으러 어슬렁 어슬렁 기어 나왔다.

예전에 비해 해변 레스토랑 수도 늘었을 뿐더러, 다들 돈 깨나 들였다 싶다.

 

승기기 중심지에서 가장 잘나가는 클럽

 

오토바이가 아주 바글바글 하다.

 

승기기도 참 많이 변했다 싶다, 예전에는 라이브 공연하는 레스토랑 두어 군데에 현지인들 가는 허름한 클럽 하나가 전부였는데.

뭐 이제 한적하다고 말하기엔 힘들만큼 발전했다 싶다.

좋기도 하고, 안좋기도 하고...

그래도 되바라지거나 험해 보이진 않아 딱히 나쁘진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