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

[인니 국제 결혼 과정] 4-1. 현지인 예비 배우자 준비 서류

명랑쾌활 2023. 6. 16. 10:53

보통 현지인 예비 배우자 서류는 알아서 준비하는 게 당연합니다. 자국 행정이니까요.

한국인 쪽이 딱히 도울 수 있는 일도 없으니 관련 정보가 없습니다.

굳이 알 필요는 없는 TMI니, 관심 없는 분들은 넘어가시면 됩니다.

'인니 공무원 X끼들이 외국인들 엿먹이려고 까탈스럽게 군 게 아니구나. 자국민들에겐 더 심하구나.' 하고 이해심이 넓어지는 효과는 있겠습니다.

본인은 한국에 있고 예비 배우자는 현지에서 혼인 신고 준비하는 상황인데, 뭔 비용을 그리 많이 보내달라고 하나 의아했던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겠고요.

 

KUA 앱에 공지된 혼인 신고 접수 시 필요 서류 (KUA : 종교청)

1. Model N dari Desa/Kelurahan 동/읍사무소에서 발급하는 N 양식 (문서)

N 문서는 동/읍사무소에서 발급하는 결혼 관련 확인서(?) 입니다. (결혼을 뜻하는 nikah의 앞문자를 따서 N이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우습게도, 민원인이 그냥 동사무소 가서 받을 수 없습니다.

Surat Pengantar Perkawinan이라는 서류를 반장(RT)에게서 발급 받아, 통장 서명까지 받아서 동/읍사무소에 제출해야 N 서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통반장 거쳐 동사무소까지 가야하니, 아다리 착착 맞아도 이 서류 하나 끊는데 하루 종일 걸립니다.

통반장이 어디 멀리 가서 부재중이면... ㄷㄷㄷ

Surat Pengantar Perkawinan 발급 비용 : 정해진 비용 없어서 지역마다 다름. 통상 통반장 각각 1~2만 루피아.

N 서류 발급 비용 : 공식적으로 정해진 비용 없음. 제 아내의 경우 5만 루피아 요구.

 

* Surat Pengantar Perkawinan

한국에는 개념도 없을 뿐더러, 한국어로 뭐라 번역해야 할지도 애매한 서류입니다.

surat 문서, perkawinan 혼인이라는 뜻인데, pengantar는 (논문이나 글의) 서두, 여는말, 소개 등의 의미입니다.

개념으로 설명하자면, '결혼식을 (거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확인서' 정도 되겠습니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그 이상으로 시원하게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현지인들도 원래 그래왔던 당연한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원래 그래서 당연한 것'이 그렇게 무섭습니다. 한국에도 그런 거 많습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당연하게 여겨서 생각해 본적이 없을 뿐.

추측컨데, 신랑(혹은 신부)가 결혼식을 치르는데 문제(중혼이나 불륜 등)가 없다는 걸 마을의 촌장이 확인했다는 의미의 서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니는 행정 처리가 워낙 복잡하고 뒷돈도 적지 않게 드는 경우가 많아서, 가난한 서민들은 관청에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고 마을 종교 지도자에게 약식으로 부부 관계를 인정 받아 같이 사는 경우가 아직도 흔한 편입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결혼식이 신랑이나 신부 부모의 집에서 치르며, 마을 잔치가 되는 게 보통이고요.

그래서 결혼식을 거행하기에 앞서 마을 대소사를 잘 아는 통반장에게 확인함으로써, 결혼식 하다가 벌어질 수도 있는 막장 드라마 상황을 피하려고 필요하게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 Model N 문서

Surat Pengantar Perkawinan의 관공서 인증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예전엔 N-1부터 N-6까지 있는 걸 일일이 챙겨야 했는데 최근에야 N 하나로 통합됐다고 합니다.

N-1 결혼식 거행에 문제 없다는 걸 통반장이 확인했다는 사실 인증서

N-2 결혼식을 여는 걸 마을 사람들에게 동의 받았다는 사실 인증서

N-3 5번과 통합

N-4 결혼 당사자가 결혼에 동의한다는 사실 인증서

N-5 양가 부모의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 인증서

N-6 배우자 사망 사실 인증서 (사별했을 경우)

 

 

2. Rekomendasi dari KUA setempat 주민등록지 관할 KUA 지부의 추천서

주민등록지 관할 KUA 지부가 아닌 다른 지부에서 결혼식을 주관해야 할 경우 필요합니다. (어차피 같은 KUA인데 참 지랄들 합니다. ㅋㅋ)

주민등록지 관할 KUA 지부에서 추천서를 발급 받아, 결혼식이 거행하는 곳 관할 KUA 지부에 제출합니다.

추천서 달라고 하면 '응, 그래'하고 냉큼 발급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유를 꼬치꼬치 묻고 그럽니다.

결혼식 장소도 주민등록지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이어야 합니다. 어지간히 먼 곳 아니면, 괜찮다고, 자기네가 방문할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민원인은 주민등록지 관할 지부에만 혼인 신고를 접수할 수 있지만, 종교 지도자는 자기 관할 아닌 지역에서 결혼식 주관해도 되거든요. 주민등록지가 종로고 인천에서 결혼식 한다는데, '응, 나 거기 가서 해줄 수 있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서 먼 곳까지 몸소 왕림해줬다고 거마비 더 챙겨달라 눈치 주고... ㅋㅋ)

추천서 받으려면 기부금(?)도 챙겨줘야 할 겁니다. 짭짤한 수입을 다른 지부에 넘기는 꼴이니까요.

민원인이 신청하면 반드시 발급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나와바리 두목님에게 허락 받는 거나 다름없는 모양새입니다. ㅎㅎ;

 

 

3. Fotocopy KTP dan KK Pengantin, Orangtua dan Wali 신랑, 신부, 양가 부모, 후견인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사본

한국인 예비 배우자의 영문 가족관계증명서와 여권 복사본이 여기 쓰입니다.

예전엔 한국인 부모 이름으로 발급된 가족관계증명서도 달라는 곳이 있었다네요. (내용이 똑같은데... @_@;)

후견인은 신부의 부모가 안계실 경우 세웁니다.

인니는 부모가 사망 등의 이유로 없는 여성은 성인이라도 아직 미혼이면 후견인이 지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오빠나 삼촌 등 촌수가 가까운 연장자 남성이 맡습니다. 결혼을 해야 후견인으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4. Fotocopy Akte Kelahiran 출생증명서 사본 (신랑, 신부)

대사관에서 수기 번역해 만들었던 기본증명서(or 출생증명서)가 여기 쓰입니다.

 

 

5. Fotocopy Ijazah Terakhir 최종 학력 졸업장 사본

결혼하는데 별 걸 다 제출하죠? ㅋㅋㅋ 그래도 한국인 것은 달라고 안해서 다행입니다.

인니는 최종학력 증명서라는 게 없어서, 졸업장을 복사해서 제출합니다.

그래서 인니인들은 졸업장 원본을 애지중지 모십니다. (재발급이 엄청 복잡함)

 

 

6. Fotocopy Buku Nikah Orangtua 신랑신부 부모의 부꾸 니까(이슬람 혼인 증명서) 사본

가지가지 합니다. ㅎㅎ

'니들이 이슬람식 결혼을 한다는 건, 니들 부모도 이슬람식 결혼을 했다는 거 아니겠냐' 뭐 그런 논리겠죠.

혼인 신고할 신랑신부의 부모가 KUA에 정식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복잡해지게 되겠습니다. 그래서 야매 혼인 신고를 한 부모의 자녀들도 보통 야매로 하지요. 야매의 대물림...

혼인 당사자만 개종했고 부모는 타종교라 부꾸 니까가 없을 경우엔 아마도 혼인 당사자 본인의 이슬람 입교 확인서로 대체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이슬람 입교 확인서 만들고 그거 제출하는 걸로 해결한 것도 뭐 외국인 국제 결혼 위해서 KUA가 특별히 따로 제도를 만들어 준 게 아니라, 현지인 타종교인의 개종 결혼을 위해 원래 있었던 제도였을 겁니다.

 

7. Surat Keterangan Kesehatan dari Puskesmas 보건소 발급 건강 증명서

Pemeriksaan Layak Nikah라고도 합니다.

그냥 혈압 측정과 피 한 방울 빼서 검사하는 정도입니다.

반드시 보건소에 갈 필요는 없고, 관청이 지정한 Bidan 의료소에서도 가능합니다. (보건소는 늘 미어터짐)

* 비단 Bidan : 출산 관련 전문 의료인. 출산 사망율을 낮출 목적으로 정부가 제정. 의사 하위 등급.

비용은 어디서 받느냐에 따라 5~15만 루피아 정도 합니다.

건강 증명서

sertifikat 증명서, 인증서  siap 준비  nikah 결혼, 혼인  hamil 임신

'결혼과 임신을 할 준비가 됐다는 증명서'

dengan hasil 결과 : ideal 적합

말이 좋아 건강증명서지, 이 게 바로 그 실체입니다.

제가 좀 오버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가축의 교배 허가서 같이 느껴져서 기분 진짜 더럽더군요.

이딴 게 있어야 혼인 신고 '접수'를 받아준다는 건, 건강하지 않은 개체, 수정능력 없는 개체는 교배하지 말라는 뜻이 되니까요.

제 것도 요구했는데 너무 기분 나빠서 싫다고 했습니다. ㅎ;;

장인이 외국인은 그런 거 제출하지 않는다고 KUA 지부를 설득해서 제 것은 안내고 넘어갔습니다.

설득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게 더 웃기는 일입니다만, 이게 바로 인니입니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정말로 임신 가능 여부 검사하는 건 아니고 그저 혈압 측정과 피 검사하는 의례적인 절차지만 - 그리고 그걸로 돈을 받는 이권 사업이지만 - 인니 정부의 국민에 대한 인식 수준을 나타내는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덜란드의 인니 식민통치 시절 만든 제도가 아직도 남은 건가하는 생각도 들어요.

 

 

8. Akta Cerai/Kematian (bila Janda/Duda) 이혼/사망 공증 (과부/홀아비 경우)

 

 

9. Ijin Atasan (bila TNI/POLRI) 상급자 허가서 (군인/경찰 경우)

인니 군인이나 경찰은 상급자 허락 맡아야 결혼할 수 있나 싶어 완전 빵터졌던 항목입니다. ㅋㅋ

아마 관할 근무지 이탈과 휴가 등의 허가가 필요한 직종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교청이 무슨 권리로 그걸 요구하냐는 건 여전히 웃기지만요.

 

 

그 외 공식 앱 공지에 없는데 관할 KUA 지부가 요구한 서류로, 현지인 배우자에게 실제 주민 증명서 Surat Pernyataan Penduduk 와 미혼증명서 Surat Izin Nikah 가 있었습니다.

실제 주민 증명서 Surat Pernyataan Penduduk 는 실거주 증명서 Domisili 와 다릅니다.

현지인들은 보통 이사를 해도 주민등록 주소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의 통반장에게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사는 주민이 맞다'는 확인서를 발급 받습니다.

부모님이나 친척 등이 주민등록 주소지에 거주하고 있으면 간단합니다만, 연고가 아예 끊겼을 경우엔 좀 어렵습니다. 그래도 불가능하진 않은 게, 예전에 살았던 걸 기억하는 마을 주민들이 있다거나 하면 발급해줍니다.

주소지 이전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가 워낙 보편적이어서요. 복잡한 절차와 비용 때문이란 걸 서로서로 공감하는 거죠.

자동차세를 내든 뭔 증명서를 끊든 뭣 좀 하려고 하면 실거주 증명서를 제출하라는데, 딱히 외국인 괴롭히는 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기본적으로 받는 서류였나 봅니다. 워낙 신분증 상 주소지가 실제와 다르니까요.

 

미혼증명서 Surat Izin Nikah 는 아실테니 생략합니다.

 

 

KUA 앱에 공지된 온라인 사전 접수 절차

서류가 준비되면 바로 관할 KUA 지부로 가는 게 아닙니다.

앱을 통해 '접수를 하겠다는 등록'을 해야 합니다. ㅋㅋ

대략 5년 전부터 민원 처리를 하는 행정 관청들이 스마트폰 앱을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더니, 이제 개나 소나 다 그러네요.

민원인의 편의가 아니라, 관청의 편의를 목적으로 한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니들 개발새발 수기로 쓴 신청서 읽고 기입하기 귀찮으니까, 알아서 앱에 깔끔하게 내용 기입하고 접수증 나오면 방문하라는 겁니다.

현장에 무작정 와서 와글와글 줄 서서 도떼기 시장 만들지 말고, 하루 몇 십명 쿼터 정해서 번호표 받은 사람만 오라는 식으로 운영하기도 하고요. =_=

 

1. 신랑, 신부, 후견인 신분증 준비

 

2. 결혼식 일시와 장소 확정

KUA는 혼인 신고 받아주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 기능이 아예 없습니다.

결혼식을 치를 장소를 정하면, 그곳으로 KUA 소속 종교 지도자가 방문합니다.

이슬람 정식 결혼을 하고 부꾸 니까 Buku Nikah 를 받겠다는 건, 어디가 됐든 결혼식은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3. http://simkah... 사이트에 접속

 

4. 접수 등록 클릭

 

5. 내용 기입

 

6. 접수 등록 확인 화면 캡쳐

 

7. 빠른 시일 안에 관할 KUA 방문 및 필요 서류 제출

어차피 방문해서 서류 제출해야 합니다. 민원인 입장에선 온라인 접수라는 과정이 더 추가된 꼴이죠. ㅎㅎ;

 

 

인니 행정 시스템이 얼마나 관료적이고 행정 편의주의적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 비해 30년은 낙후된 거 같아요.

하지만 이 정도가 전부가 아닙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