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근황

Daum에서 게시물 차단 조치를 당했습니다. 크하하하~~

명랑쾌활 2020. 6. 3. 12:45



어젯밤 이런 게 날라왔네요.

명예를 중시하시는 어느 회장님이 업체에 과거 세탁을 의뢰하셨나 봅니다.

그 회장님의 자식이 효심의 발로로, 또는 머슴이 충정의 마음으로 알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명예를 중시하는 회장님이 직접 지시하기엔 많이 쫀쫀한 짓이잖아요. ㅎㅎ



돈은 이제 벌만큼 버신 분들 중 명예로 눈을 돌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유형들은 대개 스스로 명예롭기 보다는, 타인에게 명예로와 보이는 방법을 택하기 마련입니다.

진정한 명예를 지키는 삶은 그만큼의 자기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데, 돈을 많이 버는 쪽과는 대부분 상충되거든요.

그래서, 평생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해왔고 성공으로 입증한, 자신의 방식대로 명예도 벌려고 합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특징이 있는데, 그런 유형들 대부분이 60~70세 전후해서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자비로 출판한다는 겁니다.

내용은 성찰이나 반성보다는, 기억의 미화와 자기가 행했던 것들에 대한 의도의 왜곡이 주를 이루고요.

자신의 명예로움을 남들이 알아 주기를 바라는 욕망이 강한 게지요.


검색해봤더니 대부분의 블로그는 게시물 차단 조치가 됐습니다.

아직 차단 조치가 안된 블로그도 몇몇 있는 것으로 보아, 회장님의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문 세탁 업체는 이렇게 허술하게 안합니다.

회사 직원들이 네이버 검색만 해서 조치했고, 제 블로그는 네임 벨류가 좀 있어서 (엣헴~) 네이버 검색에도 상위에 뜬 모양입니다.

뭐 어쨌든 다른 블로그들도 조만간 다 차단 조치 되겠지요.


당연한 얘기지만, 언론 기사 쪽은 차단된 거 전혀 없습니다.

회장님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언론 권력은 못건드리겠죠.

잘못 건드렸다간 세탁하려다가 진흙탕에 빠지는 격이 될테니, 그저 만만한 블로그나 줘팰 수 밖에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건 명예롭지 못한 태도지만, 명예로와 보이고자 하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ㅋㅋ



차단 게시물이 궁금하실까봐 여기에 올립니다.

물론 문제 제기된, 명예 훼손 여지가 있는 부분은 수정 처리했습니다.

딱히 그런 것에 고집 없어요.

상대가 소중히 여긴다는 그 명예라는 거 제겐 가치가 없고, 가치가 없기 때문에 상대에게 양보해도 상관 없습니다.

가치 없는 것 붙잡고 씨름하는 건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수정해서 다시 올리는 이유는, 해당 글에서 전달하고자 한 내용이 그 회장님을 타겟으로 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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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승무원 폭행 사건에 대한 한국과 인니의 대응

게시일시 : 2013년 9월 30일 13:00


인도네시아에서도 2013년 6월 경에 항공기 승무원 폭행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륙 시 휴대전화 꺼달라는 수 차례의 요청에 공무원이 승무원을 둘둘 만 신문지로 목을 때렸다고 하네요.

공무원은 경찰에 체포된 상태구요.

(자세한 내용은 http://www.asean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8223)


사건 피해자 Sriwijaya Air의 승무원 Febriani. (사진 출처 : Jakarta Post)


3개월 전 있었던 사건을 뜬금없이 거론하는 이유는, 얼마전 TV 토크쇼 프로그램에 저 아줌마가 나온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저 아줌마 뿐 아니라, 스리위자야 에어의 관계자도 같이 나와서 그 당시 일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군요.

한국과 대조적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은 최대한 덮고 쉬쉬하는게 일반적입니다.

피해를 당한 회사마저도 자기 회사 직원인 피해 당사자에게 입단속을 시키는게 한국 분위기지요.

비단 이런 종류의 일 뿐 만이 아닙니다.

한국은 피해자가 침묵을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지요.

피해자가 억울한 일을 호소하는 것에, 집단 이익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을 하는게 한국의 일반적 정서입니다.

더 나아가 잘못된 일을 바로 잡겠다는 양심적 내부고발 마저도 지탄을 합니다.

이런 한국 정서를 잘 나타내는 관용구가 바로 "동네 챙피하게 왜 떠들고 다니느냐." 입니다.

매맞는 처자식, 두집 살림, 도박에 미친 남편 등등이 저 논리 하나에 침묵을 강요당하고 지속적인 학대를 받습니다.

더 소름 끼치는건, 그 사실을 뻔히 아는 이웃들도 도울 생각은 없고, 뒤에서 수근수근 욕하고 동정하며 자기 위안과 쾌감을 얻는다는 겁니다.

(적나라한 예로 학교 폭력이나 성폭력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제대로 대응하는 학교 당국이 없죠.)


계급사회 구조가 노골적인 인니 사회에 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한국이야 말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인니보다 더 극명하고 잔인한 계급사회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계급은 '서비스 제공자-관리자-고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시 됩니다.

불합리에 대한 항의마저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서비스 제공자의 업무 범위에는 '불합리와 인격적 모욕을 감수하는 것'까지도 포함됩니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을 뿐, 이미 그것은 암묵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입니다.


마침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모 의류기업 모 회장이 (수정 부분) '어쩌다 보니 던진 신문지가 의도치 않게 항공사 용역 직원을 맞춘'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훈장도 받은 사람이라도 화를 내는거야 뭐 있을 수 있는 일이죠.

돈 많으면 존경받는 사회라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 성인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막장 자본주의 사회는 아니니까요.

웃기는건 피해를 당한 항공사의 대처입니다.

아무런 대응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피해 당사자인 용역직원이 언론사와 인터뷰 하는 것도 막고 있습니다.

아마 인터뷰 하게 된다면 항공사는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해서 어떻게든 그 용역직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데 자신있게 500원 겁니다.

" 뭐 어쩌겠냐. 니가 참아라. 회사에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

이게 21세기 자본 계급주의 사회, 한국의 피고용인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 저변에는 '동네 챙피하게'라는 정서적 합의에 대한 강요가 진하게 깔려 있고요.

회사의 이익과 고객 앞에, 자기 회사 직원은 인격 따위는 조또 아닙니다.

자기네 사람이 모욕을 당해도 항변은 커녕, 같이 나서서 덮는게 한국 사회의 소위 조직 문화입니다.

아마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다면 팔라고 강요할 겁니다.

양심도 팔라고 강요하는데 영혼 따위가 대수겠습니까.


뭐 인니라고 시민 의식이 발전해서 폭행 피해 직원이 토크쇼 나왔겠습니까.

다 시청률=돈이 되니까 나오는 거겠죠.

아마, 폭행 당사자도 억울하다고 하면 얼마든지 토크쇼 나올 수 있을겁니다.

그래도 노골적으로 돈과 대중 감정 자극을 중요시 하는 인니의 얄팍한 대중매체 상황이 차라리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체면, 정서, 사회 구조 따위의 별 실체도 없는 것들을 근거로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는 - 그래봐야 결국 조직의 이익 때문인 - 상황보다야 낫습니다.

한국 자살율 높고, '홧병'이라는게 존재하는 이유가 다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할 말은 하고 살아야죠, 동네 시끄럽든 말든.

그런데 아무래도 한국은 앞으로도 어려울거 같습니다.

한국인 열에 아홉은, 입바른 소리 해서 평지풍파 일으키는 사람 싫어하니까요.

그게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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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서투르신 분 아니라면, 누가 봐도 회장님 비난하는 글 아니라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검색에 뜨는 다른 블로그들의 관련 글과 달리 딱히 제목 어그로 끌지도 않았고, 사건 당사자의 도덕성을 공격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둔을 했습니다. ㅋ)

마침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인니에서 비슷한 사건(신문지, 항공사 직원, 경미한 접촉)이 발생했는데, 언론 반응과 피해자의 대처가 전혀 달랐다는 점을 주목한 내용이지요.


아마도 회장님의 대리인은 업체명과 당사자 실명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점을 문제시 한 거 같습니다. (아니라면, 이 게시물도 차단 조치 되겠지요. ㅋㅋ)

저도 그 점은 잘못을 인정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굳이 실명을 거론할 필요는 전혀 없었네요. 경솔한 처사였습니다. (글도 되게 못썼네요. =_=)

요즘은 안그럽니다만, 그렇다고 과거의 잘못이 없었던 일이 되진 않지요.


7년 전의 많이 부족했던 제 자신의 흔적을 보는 건 썩 유쾌하진 않지만, 외면하진 말아야죠.

명예로우신 그 회장님과는 달리, 명예를 그리 중시하지 않는 저는 딱히 덮고 싶진 않습니다.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건 거짓말이지만, 사실을 감추는 건 기만이니까요.

저도 자기 부정과 합리화 숱하게 시도 해봤는데, 나중에 더 초라해지기만 했습니다.

기억 왜곡을 하고 싶어도 안되는 기억력 덕분에, '했던 잘못'에 더해 '했던 잘못을 부정하고 합리화 하려는 자신의 추한 모습'까지 추가해서 고스란히 기억하고, 그 기억이 때때로 떠올라 괴롭거든요. ㅎㅎ

그냥 인정하고 감당하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합니다.


뭐 사람마다 사는 방식은 다르겠지요.

어차피 인간의 자아는 '스스로 유일한 존재인 자신'과 '집단의 일부인 자신'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니까, 자기 스스로 보다 타인에 비치는 자신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치우칠 수도 있습니다.

그 회장님도 자신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을 겁니다.

소액 투자해서 계열사 만들어 일감 몰아줘 키운 후 거액의 배당금 챙겼다던가 하는 구설수가 있긴 하지만, 그런 건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회장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갖고 있는 자본주의 사업가 마인드입니다.

그래도 여러 행사나 구호 사업 지원, 비주류 스포츠 단체 후원, 성금 기부 등 사회적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괜찮은 분이더군요.

상기 내용에 나온 신문지 사건도 깔끔하게 잘못 인정하고 사과했고요.

그 회장님이 자기 방식으로 잘 사시길 바라고, 원하는 바도 이루시길 바랍니다. (제가 바라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이런 일로 다시는 서로 엮이지 말고요. ㅎㅎ


...그나저나 이런 일도 당하고, 제 블로그 꽤 이름있나 봐요.

듣보잡이라 검색해도 잘 안나올 줄 알았는데요.

기분 삼삼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