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는 전기 요금도 선불제입니다.
ATM이나 상점에서 전기 사용 토큰 token (전기요금을 선불로 지불하고 받는 20자리 번호표) 을 사서, 전기 계량기에 설치된 숫자판에 입력하는 시스템이지요.
상점의 경우 점원에게 전력공사 가입 번호와 충전 금액을 알려주고 해당 금액을 지불하면 하단에 20자리 숫자가 적힌 영수증 프린트를 줍니다.
ATM은 직접 입력하면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가고, 역시 프린트물을 출력해 줍니다.
그 20자리 숫자 토큰을 계량기 숫자판에 입력하는 거지요.
충전량이 거의 떨어지면 계량기에서 삑-삑- 하는 소리가 나고, 완전히 소진되면 전기가 차단됩니다.
임차인이 없어서 장기간 빈집 중에 이런 소리가 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빈집이라도 소량의 전기는 계속 소비되니까요.
예전엔 인니도 후불제였습니다.
미납률이 심각해서 대략 2010년도 쯤부터 신규 등록자는 무조건 선불제로 등록해야 하는 규칙을 정한 거지요.
물론 원래 후불제인 기존 등록자는 무식하게 선불제로 강제 변경 시킬 수는 없습니다.
대신 기존 등록자라도 '최대 전력 용량'을 높일 경우에는 예외 없이 선불제로 변경을 해야 합니다.
가정용 뿐만 아니라, 상업용 전기도 예외 없습니다.
그래서, 에어컨을 많이 쓰는 업소 같은 경우 2~3일에 한 번씩 전기 요금을 충전해야 합니다.
* 최대 전력 용량
전력 수급량이 낮은 인니는 전기 사용 등록을 할 때, 월 최대 전력 용량을 정해야 합니다.
1,300 va부터 2,200, 4,400, 5,500... 등등 기준 등급이 있습니다. (va 볼트암페어. w 와트와 비슷하지만 수치가 약간 다름)
가령 용량이 낮은 집에서 에어컨, 세탁기, 다리미, 전자렌지 등등을 동시에 사용하면 용량 초과로 전기 차단기가 떨어집니다.
허용 최대 전력 이하로만 사용해야 하는 거지요.
가장 낮은 1,100 va 의 경우, 소형 냉장고, 전등 몇 개 켠 상태에서 에어컨 저용량 하나 가동하면 다른 가전제품은 사용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에어컨 켠 상태에서 세탁기라도 돌리면 전기가 나갑니다.
대신 최대 전력 용량이 낮으면 기본 요금도 낮습니다. (전기 사용 요금은 똑같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최대 전력 용량은 따로 없지만, 대신 무시무시한 누진제가 있습니다.
한국은 공과금 납부하는데 수수료 안냅니다만, 인니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력 공사에서는 선불 요금 충전 업무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상점이나 ATM을 통할 수 밖에 없는데, 꼬박꼬박 수수료를 뗍니다.
은행 ATM이든 상점이든 2~3백원 정도 하는 수수료를 악착같이 받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 전자페이로도 충전 결제할 수도 있는데, 수수료는 어김없이 청구됩니다.
스마트폰 앱이라면 전력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텐데도 논의 조차 없습니다.
이미 정착이 된지 오래이기도 하고, 충전 대행 업무 제휴를 해주는 것이 큰 이권이기 때문일 겁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인니인들은 불편이나 불합리에 대한 컴플레인을 좀처럼 하지 않아요.
고객 불편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공급자 위주 서비스 마인드를 가진 인니답습니다.
아, 공업용 전기만 예외로 후불제입니다만, 혜택을 주는 게 아닙니다.
선불제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니까 어쩔 수 없이 후불제로 하는 겁니다.
공업용 전기를 사용하려면, 전봇대와 전선 및 변전기 설치 비용까지 전부 기업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 2달치 정도의 전기료를 선불로 납부해야 하고요.
전기요금도 일반용(가정용+상업용)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한국이라면 공업용 전기료를 생산 원가로 책정하겠다고만 해도 기업들이 거품 물고 난리칩니다.
이윤 붙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원가로 팔겠다는데도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지요.
인니뿐만 아니라, 공업용 전기료를 원가 이하로 파는 나라는 없습니다.
외국과 비교하면서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고 하는 인간들은 염치가 좀 있어야 해요.
그 싼 전기료가 다 일반 국민들 누진제로 등골 뽑아 누리는 혜택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