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인니라 가능한 발상의 상가 건물

명랑쾌활 2020. 3. 16. 09:26

<출처 : 구글 스트릿뷰>

리뽀 찌까랑 Lippo Cikarang 하퍼 호텔 Hotel Harper 옆의 건축 공사장입니다.

2018년 말 경, 이 걸 봤을 적엔 주차장인줄 알았어요.


그러고 까먹고 있다가 최근 지나가다 보니 제법 멀쩡하게 생긴 일본 식당이 들어섰더군요.


저녁 먹으러 한 번 가봤습니다.

외부에 있는 화장실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철골 구조와 지붕만 얹은 건물에 합판으로 벽을 세워 식당을 만든 겁니다.


심지어 철골 기둥에 맞추지도 않고, 그 중간 쯤에 합판 벽을 올렸어요.


가게 안에서 보면 그런 사실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철골 기둥은 합판으로 감싸 나무 기둥처럼 보이게 했네요.



그야말로 인니니까 가능한 상가 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열대지방이라 난방 필요 없고, 태풍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비 막을 지붕만 튼튼하게 얹으면 됩니다.

노는 땅이 워낙 많아 굳이 복층으로 올릴 필요 없습니다.

건축비가 싸다는 장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상권 형성되어 땅값 비싸지면 허물고 건물 올리기도 간단합니다.


한국인은 발상 자체가 어렵습니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건물'하면 일단 두꺼운 벽을 떠올립니다.

철골 기둥에 지붕만 얹은 구조물을 보면 야외 주차장이나 야적장 정도라고 생각할 겁니다.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살다 보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걸 종종 깨닫게 됩니다.

너무 당연해서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없는 것들에 의문을 갖는 건 참 어렵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인지 자체를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