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내 자신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고요.
독립적 개체로서의 나도 중요하지만,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나를 배제할 순 없습니다.
간혹, 상대방의 내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래봐야 내가 그렇다고 착각하는 상대방의 내면일 뿐입니다.
자신의 내면조차도 잘 모르는게 인간인데, 타인의 것을 어떻게 알겠어요.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지만, 안보이는 걸 어림짐작 해서 판단하는 게 더 이상합니다.
결국 타인에게 있어서 나라는 존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게 거의 전부입니다.
겉모습으로 평가하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싶다면, 겉모습으로 평가하겠다는 상대방의 선입견에도 신경 끄세요.
타인에게 '겉모습으로 판단해라 마라'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소용도 없습니다.
당신이 제멋대로 살 자유가 있다면, 상대방도 제멋대로 당신을 오해할 자유가 있으니까요.
각자 자기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그에 따른 대가를 감당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상대방이 내 겉모습만으로 제멋대로 판단할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게 되면,
그래서 상대방이 내 겉모습만 보고 깔보든 무시하든 '진심으로' 신경쓰지 않게 되면,
오히려 그런 꼴을 당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존중을 받거나 하는 것도 아녜요.
무시도, 존중도 없습니다.
무시하는 태도는 서열 다툼 행위의 일종입니다.
무시하는 태도에도 에너지가 들고, 리스크가 따릅니다.
놀리는 것도 놀림 받는 쪽의 반응이 전혀 없으면 재미없어서 흐지부지 하게 마련입니다.
습관대로 무시하려고 하겠지만, 그래봐야 1도 신경쓰지 않는다면, 무시'조차도' 하지 않게 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