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인니 독립기념일에

명랑쾌활 2009. 8. 17. 14:18

TV는 어디라 할 것 없이 독립을 경축하는 메시지와 국기, 국가가 나오고 있다.
그 적극적인 모습이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심심찮게 들리는 Satu untuk Semua 라는 말, 모두를 위한 하나 라는 뜻이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이 그렇고, 미국이 그렇듯이.
이들 국가에게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정신은 국가 존립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서로 다른 민족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 위한 명분이자, 가치요, 정의이다.
그래서 하나의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야 말로 국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우리 나라는 특별히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는다.
정부는 물론 아니겠지만, 그 마저도 그리 적극적으로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딱히 강조하지 않아도, 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민이 통솔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 아닐까 싶다.
정부가 국민을 통솔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명분이 애국심인데,
대한민국 국민에 있어서 애국심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강조하면 오히려 다른 목적이 있나 이상하게 느낀다.
역설적이게도 애국심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통솔이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떤 정치 집단은 외부의 적국을 끊임없이 자극하여 대치 국면을 조성하고, 한편으론 국민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
오늘 날의 국민은 통솔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예전의 국민 대다수가 교육수준이 낮았던 시기(수천년을 그래왔고, 불과 수십년 전까지 그랬던)로 아직도 착각하고 있다.
왜 국가를 부강시키려 하는가?
국민이 잘 살기 위해서이다.
국민 역시 그 때문에 국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 정치 집단은 국가를 부강시키기 위해서 국민이 다소 희생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자꾸 보이고 있다.
그들은 진심으로 국가가 부강하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나라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사람 없는 나라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곧 국가이다.



* 그나저나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의 독립 기념일은 같다.(인니는 통신시설이 낙후되어서 이틀 늦게 알려졌다고 한다.)
모두 일본에 점령당했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에 대해서 같은 반 히데키와 야마지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인니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 하필 이 시기에 일본 극우파들은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잊지 말자.
일본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난 일본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이것과 그것은 별개다.
일본에 저런 무리들이 있는 이상, 잠재적인 적국임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