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COVID 6

특이한 사기

필리핀은 코로나 국가 봉쇄가 가장 과격했던 나라였다. 훈이는 필리핀에서 하던 스포츠 인테리어 사업을 철수하고 귀국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마케팅 직원이 큰 건수가 있다고 보고해왔다. 그동안 회사 제품을 납품해왔던 대형 쇼핑몰 체인 본사에서 건물 출입시 소독제를 자동 분사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높은 방역 수준이 유명하니, 한국제 방역용품을 수입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훈이는 한국의 제조 업체를 컨택했다. 쇼핑 체인 영업은 직원이 담당했다. 직원은 업무 추진비나 거마비, 뒷돈 등을 일절 요구하지 않았다. 밥값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받았지만, 따로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정직한 직원이다.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가는데 어언 10개월이 걸렸다..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성공기

외국인이라 안된다는 개소리를 듣고 나니 허탈하더군요. 공식 앱에 줄줄 뜨는 백신 접종처와 예약 빈 자리리들은 다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가봐야 외국인이라 안된다고 할 가능성이 높으니 헛지랄입니다. 애초에 전 코로나와 델타 둘 다 겪었고, 공공장소에 출입을 할 수 없다니까 할 수 없이 접종하는 거였다, 그까짓 시기 좀 못맞추면 뭐 어떠냐. 내려놓으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역시 번뇌는 집착에서 비롯됩니다. 집착을 내려놓으니 1차 접종을 했던 지엑스포 JIEXPO 에서 접종 예약 받는다는 공지가 빡 뜹니다. (밀당하냐?) 여기라면 외국인 드립치면서 거부하지 않겠지요. 원래 1차 접종 3주 후 2차 접종해야 하는데, 4주가 됐습니다. 괜찮습니다. 효능은 기대 안해요. 그저 백신 맞았다는 쯩이 필요할 뿐입니다. 오..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실패 두 차례

이제 와서 2021년에 있었던 백신 접종 관련 글입니다. 이런저런 일로 포스팅을 쉬다가 다시 쓰려니 한참 옛날 일 같네요. ㅋㅋ 별 필요도 없겠지만, 기록으로 남겨둘까 싶어 완결은 짓겠습니다. 인니란 나라가 이런 곳이다 참고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차 백신 접종을 했던 지엑스포 JIEXPO 에 3주 후 갔습니다. 백신 접종했다는 표에서 3주 후에 2차 접종한다고 쓰여 있었으니까, 아무 생각 없었죠. 텅텅 비었고 문도 닫혀 있습니다. 경비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접종 안합답니다. 상설이 아니라 백신을 대량 확보했을 때 엑스포 건물에서 한 번 확 풀었던 겁니다. 일단 1차를 맞았으면 2차도 맞아야 하는데, 그건 모르겠다 해버린 거죠. =_=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이해 못합니다. 여긴 인니예요. 벌어진 현상을 ..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모험기

묵혀둔다 하고 잊어서 너무 묵었네요. 지우긴 아까워서 기록 차원으로 포스팅합니다. ======================================= 결국 백신을 맞았습니다. 원래는 그냥 안맞으려고 했습니다. 이미 두 번이나 걸렸다 나았는데, 딱히 백신이 필요할까 싶었어요. https://choon666.tistory.com/1591 코로나 체험기 약혼녀가 조모 상을 당해 본가에 갖다 왔다. 다녀온 다음 날, 약혼녀의 조모 사인이 코로나로 판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증상발현 1일차, 약혼녀가 조모상에 갖다 온지 4일 후, 오후부터 몸 choon666.tistory.com https://choon666.tistory.com/1654 게다가 인니 시스템을 잘 알거든요. 어어엄청 고생할 거 같더만요. ..

코로나 델타 감염 체험기

처음엔 이석증인줄 알았다. 밤새 미열이 올라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새벽녘에 설풋 깨어, 바로 누은 자세를 옆으로 돌리는데 갑자기 세상이 미친듯이 빙글빙글 도는 감각이 들었다. 코끼리 코하고 돌아서 생기는 어지럼과는 차원이 달랐다. 과장 하나도 안보태고 1초에 수십바퀴는 도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 놀라 억 소리도 나지 않고 숨쉬는 것도 멈출 정도였다. 경황 중에 방금 전의 누은 자세로 몸을 다시 돌리니 현기증이 잠잠해졌다. 하지만 고개를 살짝이라도 돌리려니 현기증이 슬금슬금 밀려왔다. 5분 정도 가만히 누워있으니 괜찮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코끼리 코하고 도는 정도로 살짝 어질어질 하고 몸을 똑바로 가누기 힘들었지만 아까 현기증에 비하면 참을만 했다. 어릴적 잔병치레가..

주택단지의 코로나 경고 현수막

코로나 시국, 인니 주택단지 내부에 이런 저런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이런 현수막들은 각자 자체적으로 만드는 거라 종종 꽤 재밌는 내용들도 보입니다. Kawasan Wajib Masker 마스크 의무 (착용) 구역 일반적이고 점잖은 내용이네요.실제로는 마스크 안쓰고 돌아다녀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경비들에게 공권력이 있을리 만무하지요.그래도 인니 경비들은 한국처럼 하인 부려지듯 갑질 당하지는 않습니다. Jangan Mudik 귀향하지 마시오Corona Mununggu di Jalan Tol dan Pantura 코로나가 유료도로와 일반도로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보면 평범한 내용 같지만, 상당히 드문 글귀입니다. Jangan은 '~하지 마시오'라는 의미의 부정명령문인데, 강압적인 성격이 강해서 잘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