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코로나 국가 봉쇄가 가장 과격했던 나라였다. 훈이는 필리핀에서 하던 스포츠 인테리어 사업을 철수하고 귀국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마케팅 직원이 큰 건수가 있다고 보고해왔다. 그동안 회사 제품을 납품해왔던 대형 쇼핑몰 체인 본사에서 건물 출입시 소독제를 자동 분사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높은 방역 수준이 유명하니, 한국제 방역용품을 수입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훈이는 한국의 제조 업체를 컨택했다. 쇼핑 체인 영업은 직원이 담당했다. 직원은 업무 추진비나 거마비, 뒷돈 등을 일절 요구하지 않았다. 밥값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받았지만, 따로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정직한 직원이다.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가는데 어언 10개월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