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풍경 3

[풍경들과 추억들] 3.

다시 인니의 한국 업체에 취직하게 됐습니다.새로 들어간 회사 사장님은 호인이었는데, 호인답게 술을 참 좋아했습니다.그래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저녁 술자리를 같이 하는 게 회사 업무만큼 중요한 일이었지요. 그나마 찌까랑으로 이사 가서 주 3회였고, 입사 초기 회사 근처에 집을 얻었을 때는 거의 매일이었습니다.주 5회도 그리 드물지 않고, 딱 한 번 주 6일 마신적도 있었습니다. ㅋㅋ입사 초기엔 긴장이 뽝 되어 있었기 때문에 힘든 줄 몰랐는데, 반 년 정도 그런 생활이 계속되니 결국 지치더군요. 저녁을 먹으러 가는 식당들은 사장님 퇴근길 지나는 찌부부르 지역에 있었습니다. 찌까랑 정반대 방향이었죠.찌부부르까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려 가서 저녁을 먹고, 다시 온 길을 되짚어 회사를 지나 한 시간을 더해..

[풍경들과 추억들] 2.

잔업이 없는 날은 찌까랑에 가서 지인들을 만나곤 했습니다.퇴근을 해도 공장 내 기숙사로 출근을 해야 하는 답답한 생활에, 고작 두어 시간 만나려 왕복 3시간 거리를 달리는 일을 감수하곤 했습니다.역시 사람은 궁하면 뭐든 어떻게든 하게 마련입니다. 퇴근길 정체를 피해 강가 따라 이어진 샛길로 다녔지요.덕분에 시골 마을 아름다운 풍경을 참 징하게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봉제 공장이 들어선 깡시골은 출퇴근 시간엔 일대 교통이 마비됩니다.출퇴근 시간을 30분 단위로 세 번 나누어 조정했다 해도, 좁은 시골길이 한 번에 몇 천 명씩 쏟아져 나오는 인파를 감당할 수 있을리 만무합니다. 풍경이 좋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좌판도 들어섰습니다.오후 3시쯤 열었다가 저녁 6시면 철수합니다. 가로등도 없어서 해 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