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존중 3

너 시간 많잖아

"좀 해줘. 너 시간 많잖아." "내가 시간 많은 거랑 네 일 대신 해주는 거랑 뭔 상관이야? 너 나중에 혹시나 부자 됐을 때, 내가 너한테 돈 많으니까 돈 달라고 하면 너 기분 어떨 거 같냐?" "아 이 자식, 하여간 존나 계산적이예요. 그냥 좀 해주면 안돼냐?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이, 니 입장에서 내가 계산적인지 뭔지 평가하지 말고, 니가 지금 경우가 있는 건지 생각 좀 하라고. 너가 지금 부탁을 하고 있는 거냐, 맡겨 논 거 찾으러 온 거냐?"

단상 2024.03.15

우린 서로 당연히 다르다

우리는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닌, 그 사이에 어딘가에 있으면서 흑이나 백 쪽으로 약간 치우쳤을 뿐이다. 성격이 소심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게 아니다. 소심한 정도는 모두 다르다. 이기적인지, 성급한지, 폭력적인지, 교활한지, 비겁한지, 성향 각각은 모두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그 각자 무수히 다른 지표들이 모여서 한 사람의 성격을 형성한다. 우린 서로 당연히 다르다. 사람을 무언가를 하려고 움직이는 동인은 세 가지다. 하고 싶어서거나, 하기는 싫지만 한 후의 보상 때문이거나, 하기는 싫지만 안했을 경우 겪을 대가가 더 싫거나. 그런데, 하고 싶다거나 싫다는 감정도 사람마다 각자 그 정도가 당연히 다르다. 우리 애는 왜 공부를 안할까. 옆집 애처럼 진득하게 하지 못할까. 감각하는 바가 달라서 그렇다..

단상 2024.01.12

역지사지의 폭력

당신이 그럴 수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그렇게 하라 강요하는 건 폭력입니다. 당신이 괜찮은 것이 남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축구를 보며 느끼는 재미를 상대는 절대 이해할 수 없고, 상대가 피규어를 보며 느끼는 즐거움 역시 당신은 역시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름을 먼저 인정하세요. 상대가 좋아하는 것은 존중하든 말든 당신 자유지만,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그냥 존중하세요. 역지사지는 그 다음입니다.

단상 202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