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도양 5

[Pangandaran] 01. 접근성으로 보면 오지라고 할 만 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보통은 무엇을 얻음으로 인해, 무언가를 상실하게 된다. 드물게도, 무엇을 잃음으로 인해, 여행의 시간을 얻었다. 참으로 오랜만의 여행이다. 대략 8개월 만이 아닌가 싶다. 계절 변화가 없는 나라이다 보니, 과거의 일이 언제인가가 희미하다. 그 때 추웠는데 반팔 입고 가서 고생했지... 의외로 단풍이 근사했어...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의 여행은 감각이 배경으로 깔려 저절로 연상되지만, 인니는 무작정 몇 월이라는 숫자로 기억해야 해서 힘들다. 숫자는 암기의 영역이다. 기록을 찾아 보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알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어차피 언제나 여름인 나라의 여행인데, 몇 월이 뭐 그리 중요하겠나. 그저 참으로 오..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해변~ 4/4

새벽의 해변. 요 멋드러진 사진은 영이가 찍은 거임. 이 시간에 난 늘어지게 자고 있었음. ㅋㅋ 숙소 앞 해변의 왼 쪽 끝. 파도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여기 무릎 높이 밖에 되지 않는다. 걸어 들어갈 수도 있지만, 파도에 휩쓸려 갯바위에 만신창이 될 거다. 한국 같으면 안전통제를 할 법도 한데, 이 곳에는 그런거 없다. 해변 왼 쪽 끝 살짝 너머. 혼자 서핑하는 히데키. 수영을 잘한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오른 쪽 끝까지 답사를 시도해 본다. 해변과 매우 가까이 논이 있다. 산으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물이 매우 풍부한 지역이다. 개 발자국. 보통은 고양이가 많던데, 이 지역은 고양이는 안보이고 개들이 종종 눈에 띄였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해서 그런 것일까? 야자가 그렇게 무식하게 껍데기 두껍고 딱딱한..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서핑~ 3/4

앞에도 말했다시피, 대양에 맞닿아 있는 해변이라서 그런지 파도의 힘이 좋다. 한국의 동해가 태풍 영향권에 가까와지면 치는 파도보다 더 힘이 좋은 파도가 늘 밀어닥친다. 해수욕에는 적당하지 않고, 서핑하기 딱 좋은 해변이다. 주 고객층이 외국인이다 보니 서핑보드 대여소도 영어 위주로 꾸며져 있다. 해변에서 바라본 대여소 전경. 그냥 소박하다.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주인 아자씨. 흥정에 들어간다. 보통 하루에 10만 루피아, 1만 2천원 정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하루는 오후에 빌렸으면 다음 날 오전까지도 가능하다는 얘기. 들고 튈 만한 물건이 아니어서 그런지, 숙소로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반나절은 5만 루피아. 인니의 모든 상거래가 그렇든 흥정 가능하다. 주로 외국인 상대이다 보니까 가격 높게 후려치고..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주변과 숙소~ 2/4

한국인이 생각하는 관광 인프라의 기준으로 보자면, 발전은 아직도 한참 먼 곳이다. 마트도 없어서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 소형마트는 많다. 파도가 센 곳이라서 그런건지, 수영하는 사람은 드물고, 그저 해변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서핑을 가르쳤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태풍이 온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제법 센 바람에도 불구하고 야자수가 높다랗게 버티고 서있다. 흔하디 흔한 공터. 당분간은 저런 곳에 대형호텔 따위가 들어 설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묵었던 오션퀸 리조트 Ocean Queen Resort. 여왕 니 로로 키둘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모양이다. 이정도 급의 숙박지는 외국인 상대이기 때문에 영어식 이름들이 많다. 수영장은 기본이다. 여기가 대단해서 그런게 아니라, 보통 ..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 가는 길 시골 풍경~ 1/4

Pelabuhan 항구, Ratu 여왕. 여왕의 항구라는 뜻의 아름다운 해변도시이다. 여기서 여왕은 자와섬 남쪽 바다(인도양)을 다스린다는 여신 니 로로 키둘 Nyi Roro Kidul을 일컫는 말이다. 녹색 옷을 입고 바다에 나오는 사람은 여신에 의해 바다로 끌려 들어간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카르타에서 차로 4시간 가량 걸린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으므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가용이나 렌트카를 이용해 가야한다. 보다시피 대양에 바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 파도의 힘이 좋아, 서핑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파도가 끌어 당기는 힘도 대단한데, 여신의 전설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관광객은 내국인 비율이 약간 높으나, 서양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동양인 관광객은 일본인이 대부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