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쑤언흐엉 2

달랏. 밤나들이도 안전합니다.

물론 여기서 안전하다는 것은 으슥한 곳이나 험한 지역도 다 안전하다고 보장은 못한다. (한국도 똑같다.) 그런 곳도 시험삼아 돌아 다녀 볼 만큼 진취적이지도 무모하지도 않다. (예전에 프라하에서 그 유명하다는 야경보러 나와서, 호기심에 뒷골목 걷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이후로 절대 철칙이다.) 신변의 안전을 배제한 호기심 충족을 모험과 스릴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낯선 곳을 돌아다닌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그 이상은 무모함와 만용일 뿐이다. 가뜩이나 외진 곳의 외국 여행자는 걸어다니는 지갑이다. 돈이 아주 조금 쪼들릴 뿐인 선량한 현지인에게, 공연히 견물생심의 자제력을 테스트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평소 다니던 산책 코스는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걷기 불편하다. 낮이..

달랏. 반갑다 춘향호수.

달랏 중앙에 위치한 호수의 이름은 Xuan Huong. 한국식 표기로는 '쑤언흐엉' 이라고 얼레벌레 통일된듯 하지만, 사실 저런 식으로 발음하면 베트남 사람들 죽었다 깨도 못알아 듣는다. (작년에 있었던 일. 호수 바로 옆에 서서 손으로 가리키며 해도 못알아 듣더라. ' 파랗다는 얘기야. 경치좋다는 얘기야?' 거의 이런 표정?? -ㅂ-;;) 굳이 표현하자면 '허쓴흥' (허는 호수를 뜻하는 베트남 말, 흥 부분을 올려서 발음)이 좀더 가까울듯. 그냥 귀찮아서 나는 춘향호수라고 한다. Xuan은 春, Huong은 香 이라는 뜻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자의 영향을 받았다.) 비가 살짝 오다말다 하는 날씨. 우산 하나 털레털레 들고 길을 나섰다. 좋아하는 코스는 달랏대와 골프장 사이의 길로 내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