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숙소 6

Go East. 26. 롬복 Lombok 길리 뜨라왕안 Gili Terawangan. 난 고적한 곳인줄 알았다.

어찌어찌 하여 승기기에서 길리 뜨라왕안으로 직행하는 보트에 합류하게 되었다. 어찌어찌가 무슨 어찌어찌인지 가르쳐 주고 싶지만... 사업상(?) 비밀이다. 공짜는 아니었지만 아주 저렴했다고만 밝혀둔다. 해변으로 가는 길이야 아무데나 보이는 대로 가면 되는데, 난 또 따로 입구가 있는 줄 알았다. 그 입구에 떡하니 입장료 받는 사람이 있길레 물어봤더니 2천 루피아랜다. 아무 생각없이 내고 생각해 보니, 도무지 받을 이유가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토바이나 짐이 들어갈 때 받는 거였다. 하여간, 인니는 방심했다 하면 다만 몇 푼이라도 어떻게든 뜯으려는 사람이 널렸다. 뒤돌아 찍는데, 이쪽을 보는 저 아저씨는 속으로 저 멍청한 외국인 그러고 있겠지. 저기 책상에 앉아 있던 넘이 천연덕스럽게 2천 루피아라고 ..

Go East. 25. 롬복 Lombok 승기기 Senggigi. 숙소나 노는 곳 등 이것 저것

아주 비싸거나 저렴하거나 둘 중 하나일 거 같은 롬복에도 중저가는 있다. 과연 50만 루피아를 중저가라 볼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만... 한국 기준으로 본다면 중저가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승기기 산토사 Santosa 리조트 50만 루피아 짜리 방. 그냥 가서 달라면 그 가격에 주는 것은 아니고, 롬복 유일의 한국식당 예전을 통해 구할 수 있는 프로모시 가격이다. 원래는 20만 루피아 이상 짜리 방에는 묵을 생각이 없었는데, 어찌어찌 우여곡절 끝에 하루 묵게 되었다. 그런데 그게 잘한 결정이었다. 발리 꾸따에서 걸린 배탈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여서 몸이 무겁고 배도 싸르르 했는데,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있었더니 대번에 나았다! 그러고 보니 따듯한 욕조에 몸 담가 본 게 얼마만이던가. 인니는 열대지방 ..

Go East. 20. 발리 Bali 꾸따 Kuta. 혼자는 부담스러운 곳.

족자에서 브로모 거쳐 발리까지, 그 고생을 했어도 탈이 안났었는데, 막상 떠나려고 마음 먹으니 감기에 걸려 버렸다. (비 맞으면서 오토바이 타는 건 그리 무서운 거였다.) 더 웃기는 건, 열흘을 있었으니 하루 쯤 더 있어도 될 법 한데, 꾸역꾸역 교통편 예약하고 감기약을 주워 먹는다. 하긴, 우붓에서 꾸따 Kuta 까지는 차 막혀도 1시간, 못 버틸 것도 없다. 이런게 여행자 마음이랄까. 아프다고 조금 더 있으면 나머지 여행 다 포기하고 계속 눌러 앉게 될까 저어됐나 보다. 꾸따에 어서 가고 싶은 마음이라기 보다는, 우붓에서 어서 떠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떠났다. 언젠가 꼭 다시 오겠다며, 우붓을 등지고 꾸따로 가는 쁘라마 Prama 여행사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배낭 옆 부분 그물 주머니에 대롱대롱..

Go East. 19. 발리 Bali 우붓 Ubud. 숙소, 식당 등 이 것 저 것

잘란 숙마 Jalan Sukma 거리에 있는 패밀리 게스트하우스. 새벽이 다 되어서 도착했을 때 정의의 우붓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묵었던 곳이다. 연락을 받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주무시다 깨서 마당에 나와 주무시면서 나를 기다려 줬던 고마운 곳. 잘란 숙마 지역의 숙박업소들은 주 대상이 장기투숙자다. 일주일 정도로는 장기 축에도 못낀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묵어야 장기 숙박으로 디스카운트 해준다. 그래서인지, 중심지 몽키 포레스트 거리와는 달리, 번잡스럽지 않고 조용한 현지인 마을 분위기다. 집 한 가운데에 사원이 있고, 둘레로 숙소들이 있는 구조다. 역시 발리는 종교가 곧 생활인 곳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어쨌든 와이파이도 된다. (그게 어딘감. 공짜다!) 음악 틀어놓고, 아침 식사나, 차를 마시며 여행..

Go East. 06. 족자 Jogja 숙소, 음식, 그 밖에.

문화 유산은 훌륭한데, 팔아 먹을 생각만 한다. 3억 인도네시아의 중심 종족인 자와족, 그 자와족의 문화적 고향인 족자에 대한 내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고작 5일 정도 있엇던 것 가지고 족자에 대한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무리겠지만, 십인십색의 감상 중 내 감상을 솔직히 말했다. 혹여 족자가 흡족했던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 느낌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이해하시길. 족자는 인니 정부 차원에서도 팍팍 밀고 있는 문화의 고도다. 발리는 독자적인 힌두 문화를 가진 특별 지역이지만, 족자는 인니의 주류 종족인 자와인의 문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홍보를 해봤자 족자는 세계적 관광지가 되긴 힘들겠다 싶다. 그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

Go East. 01. 자카르타 Jakarta - 족자 Jogja. 분명 해외여행이건만 어쩐지 국내여행 같은 출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 BIPA(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의 랭귀지스쿨)의 정규 과정 사이에 속성 과정을 듣지 않고 스스로에게 방학을 주었다. 이 나이에 방학이라니, 아마도 살면서 마지막 방학이지 않을까 싶다. 인니에서 산 지도 거의 1년이다. ' 여행 온 것'과 ' 사는 것'은 역시 다르다. 서울에 여행 온 외지 사람치고 남산 타워 안가본 사람 없지만, 학교 뒷편이라 막걸리 마시러 그 근처까지 걸어가 본 적은 있어도 올라가 본 적은 없다. 이 곳에 살면서도 대강 1시간이면 갈 자카르타의 남산 타워 격인 모나스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방학 동안 인니 국내(?)를 여행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이 곳에서 알게 된 친구와 자와 섬의 시골을 돌아보기로 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시골은 아직도 순..